의료관광 치고 나가는 아베노믹스

신성장전략에 포함…외국인 진료 인증병원 대폭 확대

IT 인재 육성도 본격화
초등학교부터 SW 교육…'일본판 스탠퍼드대' 추진
일본 정부가 국가 성장전략의 하나로 의료관광산업을 본격 육성하기로 했다. 지난해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이 사상 최대로 증가한 여세를 몰아 의료관광 분야도 키우겠다는 취지다.

2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오는 6월 추가로 발표할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제정책) 성장전략에 ‘의료관광’을 포함하기로 했다. 외국인 환자 수용 능력과 사업계획 등에서 정부가 정한 기준을 충족하는 인증 의료기관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일본 정부는 2012년 외국인 환자 유치 의료기관 인증제도(JMIP)를 마련했지만 인증을 받은 의료기관은 작년 10월 기준 11개에 불과하다.일본 정부가 의료관광을 성장전략에 넣기로 한 것은 의료관광 체제 정비를 통해 방일 외국인 관광객 수를 더 늘리기 위한 것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작년 방일 외국인 관광객 수는 1973만명으로, 전년 대비 47% 증가하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일본 정부는 그동안 의료관광엔 큰 관심이 없었다. 일본 경제산업성이 2012년 외국인 환자 수가 2만7000명으로 전년 대비 5000명가량 증가했다고 발표한 후 정확한 통계조차 없다. 업계에선 지난해 5만~6만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2013년 6월 아베 정부의 첫 성장전략에도 의료법인의 해외 현지법인 출자를 허용하는 내용만 담겼다. 외국인 환자 유치보다는 의료 서비스의 해외 진출 확대에 역점을 둔 정책이었다. 하지만 아시아 인구 증가와 경제 성장에 따른 생활환경 변화, 고령화 등으로 의료 수요가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고 일본 정부가 본격 나섰다는 분석이다. 일본정책투자은행은 2020년 방일 의료관광객이 42만5000명에 달하고 의료관광 시장 규모만 1681억엔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요미우리신문은 새 성장전략에 정보기술(IT) 관련 인재 육성도 포함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초·중학교에서부터 프로그래밍 등 IT교육을 강화하고, 글로벌 IT 최고경영자(CEO) 배출의 요람이 될 ‘일본판 스탠퍼드대’ 설립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