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값 8년 만에 최대폭 상승…제주·나주·구례·대전이 끌어올렸다

지난해 전국 2.4% 올라

62개월 연속 '상승 행진'
거래량도 작년보다 16% 늘어…손바뀜 가장 많은 곳은 세종

수도권보다 지방이 더 올라
구례, 전원주택 개발·귀농 수요…대전 유성, 과학벨트 조성 효과
지난해 2월만 해도 제주시 애월읍에서 바다 조망이 가능한 땅 값은 3.3㎡당 350만원 내외였다. 그랬던 게 작년 연말 인근 땅이 3.3㎡당 550만원에 손바뀜했다. 불과 1년도 안 된 기간에 땅값이 50% 이상 뛰었다. 제주와 세종시 등 개발 재료가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땅값이 크게 오르면서 지난해 전국 땅값이 2007년 이후 8년 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 토지 거래량은 2006년 이후 가장 많았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전국 땅값이 2014년에 비해 2.4% 상승했다고 27일 발표했다. 월간 기준으로 2010년 11월 이후 62개월 연속 상승세다. 연간 기준으로는 2007년 3.89% 오른 뒤 이듬해 금융위기 영향으로 하락(-0.32%)했다가 그 이후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전국 17개 시·도 땅값이 모두 상승한 가운데 수도권(2.19%)보다 지방(2.77%)의 상승 폭이 컸다. 공공기관이 이전한 혁신도시와 원주·충주 등 기업도시 지역,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해제지역 등을 중심으로 개발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수도권 중 서울(2.69%) 땅값은 전국 평균 상승률을 웃돌았으나 경기(1.73%)와 인천(1.95%)은 전국 평균을 밑돌았다. 지방에선 외부 인구가 꾸준히 유입되고 제2공항 건설 계획이 발표된 제주가 7.57% 급등했다. 전국 최고 상승률이다. 3년 연속 1위를 달렸던 세종(4.57%)을 큰 격차로 따돌렸다. 이어 대구(4.06%)가 상승률 3위에 올렸다.시·군·구 중에서는 제주 서귀포시(7.97%)가 제2공항 건설 추진, 혁신도시 개발 등의 영향 등으로 가장 많이 올랐다. 구좌읍 조천읍 등 제2공항 인근 투자 수요가 늘어난 제주시 땅값도 7.32% 뛰었다. 광주·전남혁신도시가 들어선 전남 나주시(5.33%)와 전원주택 개발 및 귀농수요가 늘어난 전남 구례군(5.11%), 과학벨트가 조성되는 대전 유성군(5.0%)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강화군(0.55%)은 도서지역 농지거래 감소 등 영향으로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용도 지역별로는 주택을 지을 수 있는 주거지역(2.74%) 상승률이 높았고 계획관리지역(2.39%), 공업지역(2.11%) 순이었다. 이용상황별로는 주거용지(2.68%), 밭(2.38%), 유원지·골프장 등 기타(2.31%), 상업용지(2.28%) 순으로 높았다.

지난해 연간 토지 거래량은 총 308만7000여필지(2181㎢)로 2014년보다 16.8% 늘어났다. 서울 여의도 면적(윤중로 둑 안쪽 2.9㎢)의 752배에 달하는 규모다. 건축물 부속토지를 제외한 순수 토지 거래량도 12.3% 늘어난 112만필지(2014㎢)에 달했다. 지역별 토지 거래량은 세종(증가율 77.5%), 서울(36.0%), 경기(27.5%), 인천(25.1%) 순으로 증가폭이 컸다.어명소 국토부 토지정책과장은 “저금리와 규제 완화 등의 영향으로 토지 거래가 활성화되고 있다”며 “개발 수요가 많아 땅값 상승률이 높은 지역에 대해선 상시 점검시스템을 가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