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빈집 100만 가구] "빈집 대책 늦어진 건 '잘못된 주택통계'가 원인"

국토부 주택통계 어떻길래

오피스텔 등 준주택 빠져
주택보급률 실제보다 낮아
감사원 지적에도 개선 안돼
각 지역에서 빈집 문제 심각성을 느낀 지방자치단체들이 뒤늦게나마 ‘빈집 리모델링’ 등의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데 반해 중앙정부의 빈집 대책은 거의 없다. 이유가 뭘까. 부동산 전문가들 사이에선 잘못된 주택 통계가 주요 원인 중 하나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교통부의 주택 재고 통계에는 주거용 오피스텔, 고시원과 같은 준주택이 대부분 빠져 있다. 게다가 상가주택과 부분임대주택(다가구) 등에 대한 파악도 미흡하다. 2013년 감사원이 이 같은 문제점을 지적했지만 지금까지도 고쳐지지 않았다.감사원의 당시 ‘서민주거안정시책 추진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공식 통계에서 빠진 오피스텔 등을 더하면 2010년 전국 주택보급률은 101.9%(공식 통계)가 아닌 105.7%에 달한다. 정부는 2010년 주택보급률을 계산하면서 주택은 1767만2100가구, 가구수는 1733만9422가구를 기준으로 했다. 그러나 감사원은 주택으로 사용하는 상가 겸용 단독주택(36만3807가구), 비(非)주거용 건물 내 주택(4만6677가구), 주거용 오피스텔(23만9911실) 등 총 65만395가구를 주택 수에 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업계에선 1인 가구가 주로 거주하는 오피스텔은 감사원의 추산보다도 더 많을 것으로 추정한다. 오피스텔이 포함된 실질 주택보급률로 따지면 수도권 주택보급률도 100%를 넘었다고 볼 수 있다.

국가 간 비교 지표인 인구 1000명당 주택 수에도 집계 기준의 문제점이 지적된다. 미국은 거주자가 있으면 텐트, 영업용 창고, 건물, 숙박업소까지도 주택 수에 포함한다. 일본은 취사시설 및 화장실을 공동 사용하는 곳도 주택 범주에 포함한다. 외국과 같은 기준으로 본다면 지난해 한국 인구 1000명당 주택 수는 400가구를 넘어 미국(410가구), 일본(451가구) 등 선진국과 비슷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지적이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