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매장 찾은 바리스타 폴 바셋

일일 바리스타로 커피 추출

만드는 사람 따라 다른 맛·호기심이 바리스타 된 계기
"커피에 대한 관심 커져…한국 시장 계속 클 것"
호주의 바리스타 폴 바셋이 28일 폴바셋 한국경제신문사점에서 직접 커피를 내리고 있다. 김병언 기자 misaeon@hankyung.com
“바리스타는 단순히 커피를 내려주는 사람이 아닙니다. 원두 선택과 로스팅부터 커피 추출,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커피에 관한 모든 것을 활용해 커피문화를 알리는 ‘커피공화국’의 친선대사 같은 역할을 해야 합니다.”

28일 서울 중림동 폴바셋 한국경제신문사점에서 세계적 명성을 얻은 호주 출신 바리스타 폴 바셋(38)을 만났다. 이날 오전 8시부터 2시간 동안 일일 바리스타로 나서 고객에게 직접 추출한 커피를 제공하는 행사를 마친 직후였다. 피곤한 기색을 보이던 그는 바리스타의 역할을 묻자 눈을 반짝이며 입을 열었다.그는 “바리스타는 최고의 커피를 만들기 위해 모든 상황을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바셋은 지난 26일 입국한 뒤 첫 일정으로 경기 평택시에 있는 로스팅 공장을 방문해 품질관리 상태를 점검했다. 이날 행사를 앞두고도 매장에 있는 커피머신 상태부터 확인했다. 바셋은 “생두 선정, 로스팅, 추출 등 모든 과정을 완벽하게 진행해야 한 잔의 제대로 된 커피가 나온다”고 말했다.

바셋은 2003년 세계 바리스타 챔피언십(WBC)에서 역대 최연소로 우승하며 이름을 알렸다. 22세 때 이탈리아를 여행하다 현지에서 에스프레소를 마신 뒤 ‘만드는 사람에 따라 커피 맛이 다르다’는 점에 호기심을 느낀 뒤 바리스타의 길을 선택했다. 현재 호주에서 ‘바셋 에스프레소’라는 커피원두 공급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커피숍 폴바셋은 2009년 신세계 강남점에 1호 매장을 내면서 한국 시장에 진출, 72개 매장을 냈다. 지난해 매출은 약 510억원이다.

바셋은 한국의 커피문화가 상당한 수준에 올라와 있다고 평가했다. 바셋은 “2~3년 전 방한했을 때만 해도 커피 품질이 세계적 수준은 아닌 것으로 판단했지만 최근 많이 높아졌다”며 “폴바셋을 비롯한 여러 브랜드가 ‘스페셜티’ 커피를 적극적으로 소개한 것이 품질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고 설명했다.스페셜티 커피는 맛과 향이 세계적으로 뛰어나다고 인정받은 원두를 활용해 추출한 커피를 통칭하는 말이다. 폴바셋은 정기적으로 바리스타가 진행하는 커피클래스를 열어 이 같은 고급커피 문화를 소개하고 있다. 폴바셋 매장 중 일부 고급화 매장에서는 바리스타가 직접 추출 도구를 설명해준 뒤 커피를 제공하는 ‘커피 위드 바리스타’ 메뉴도 운영하고 있다.

바셋은 “방한할 때마다 커피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는 걸 느낀다”며 “한국 커피시장은 계속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