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H지수, 연내 이전수준 회복…올해 유망 지역은 인도·동남아"
입력
수정
지면B5
고수에게 듣는다 - 데이비드 만 SC그룹 아시아 지역 부문장“홍콩 경제 지표는 크게 우려할 상황이 아닙니다. 한국의 많은 투자자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홍콩 주식시장은 연내 회복될 것으로 봅니다.”
홍콩증시 폭락은 '패닉' 때문
불안심리 진정되면 회복될 것
중국, 연 6%대 후반 성장 전망
유가 등 원자재 값 다시 상승
신흥국 경제 회복할 듯
영국 스탠다드차타드(SC)그룹의 아시아지역 리서치를 책임지고 있는 데이비드 만(사진)은 1월29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전망했다. 그는 중국과 한국, 홍콩, 대만, 싱가포르 등의 이코노미스트를 관리하는 아시아 경제 전망의 총괄책임자(아시아 지역 부문장)다.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홍콩H지수) 급락으로 이를 기초로 한 주가연계증권(ELS)의 대규모 원금손실이 우려된다는 질문에 그는 “홍콩증시 폭락은 펀더멘털에 기반한 게 아니라 투자자들의 불안심리 때문”이라며 “당장은 아니더라도 연내에는 ‘패닉’이 끝나고 시장이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경제와의 연관성이 높은 홍콩 주식시장이 중국에 대한 우려 때문에 영향을 받았지만 이 같은 급락은 과도하다는 얘기다. 만 부문장은 “우려해야 할 것은 우려 그 자체”라며 “사실상 홍콩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중국 정책당국이 자본 유출을 막는 시장친화적 정책을 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경제에 대해서도 낙관적으로 예측했다. 예전처럼 7%대 성장률을 기록하진 못하겠지만 연 6% 후반의 성장률을 꾸준히 달성할 것이란 전망이다. 만 부문장은 “중국 경제의 경착륙을 예상하는 이들이 잘못된 지표들을 근거로 조사했기 때문”이라며 “중국 경제와 관련한 불안감은 현실과는 큰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예를 들어 중국은 도로 수송 비중이 높은데, 철도 수송 지표를 근거로 연 3~4%의 성장률 전망을 내놓고 있다는 것이다. 부동산 시장 우려에 대해서도 “중국 가계들은 자산을 축적해놓고 있기 때문에 주택가격 하락을 어느 정도 견딜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경제가 가장 활력을 보일 지역으로는 인도와 동남아시아를 꼽았다. 이들 국가가 세계 경제성장률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올해와 내년 계속 높아질 것이란 설명이다. 그는 또 올해 유가 등 원자재 가격도 점차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며 원자재 의존도가 높은 신흥국 경제의 회복도 예상했다.
만 부문장은 미국이 올해 기준금리를 인상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미국은 지난 6~7년간 꾸준히 성장해왔기 때문에 추가 성장은 쉽지 않다”며 “성장 둔화로 인해 오는 3월 한 번 금리를 소폭 올리거나 동결하다가 연말엔 오히려 금리를 인하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한국 기업에 대해서는 낮은 생산성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비슷한 경제 수준의 대만과 비교해서 노동자 한 명당 생산성이 현저히 낮다는 얘기다. 그는 “노동자의 생산성을 높이려면 경쟁체제를 도입하는 게 핵심”이라며 “노동유연성을 높이려는 한국 정부의 정책은 기업 생산성을 높여줄 것”이라고 했다.
만 부문장은 “특히 서비스업에서 많은 일자리가 창출돼야 하는데 한국의 서비스업 생산성이 너무 낮다”며 “서비스업 생산성을 높이는 게 한국 경제의 과제”라고 덧붙였다.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