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형 ELS를 바라보는 우리의 자세

KB국민은행 스타테이블
새해 들어 각국의 경제지표에 경고등이 켜졌다. 특히 중국에 대한 우려가 크다. 지난해 4분기부터 위안화 추가 절하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잇따랐고 이후 중국 경제 성장 속도의 둔화를 보여주는 지표들이 발표됐다. 우려는 현실로 다가왔다.

불안한 중국 경제 여파에 홍콩증시가 포함돼 있다는 것은 한국의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자들에게 큰 걱정거리다.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지수형 ELS에 가입한 이들이 많은데, 홍콩H지수 급락으로 많은 상품이 녹인(knock-in·원금손실) 구간에 진입했기 때문이다.많은 사람의 우려처럼 녹인 구간에 진입한 ELS는 무조건 원금 손실이 발생하는 것일까. ELS 투자자들도 복잡한 상품 구조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 채 가입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이 같은 오해를 하기 쉽다.

통상 3년을 만기로 발행되는 지수형 ELS는 4개월 혹은 6개월마다 조기 상환 기회를 준다. 최초 기준가격과 매 4개월 혹은 6개월 시점의 가격을 비교해 특정 조건(배리어)보다 높을 경우다.

녹인 조건이 최초 기준가격의 50%이고 조기 상환을 위한 조건이 6개월마다 95%-90%-85%-80%-75%-70%라고 가정해보자. 만약 기초자산인 특정 지수가 가입 당시보다 50% 밑으로 떨어졌다고 해서 무조건 원금손실이 발생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녹인 구간에 진입했다고 무조건 원금손실이 발생하는 건 아니다. 만기 때까지 기다렸다가 만기 때 기초자산 가격이 70% 이상으로 회복할 경우는 원금은 물론이고 약정된 수익(쿠폰)까지 받을 수 있다. 만기 때까지 기다리지 않더라도 조건을 충족하면 조기상환 될 수 있다.따라서 홍콩H지수가 만기 때까지 최종 배리어 조건(위의 경우는 70%) 이상으로만 회복된다면 홍콩H지수를 기초로 한 ELS 투자자의 돈은 안전하다. 물론 70% 이하로 떨어진 상태에서 만기를 맞는다면 기준가 대비 자산 하락폭만큼 원금손실이 발생한다.

원금손실은 투자자에게 커다란 상처를 남기는 경험이다. 하지만 녹인 구간에 진입했다고 해서 벌써 이 같은 상처를 걱정하긴 이르다. 그보다는 본인이 가입한 상품의 손익구조를 한번 더 확인해 상황을 정확하게 인지하는 것이 현명한 투자자의 모습일 것이다.

한승우 < 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