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그룹형지, 중국 골프복 시장 진출…최병오 회장 "까스텔바쟉 아시아 사업권 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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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화권서 화려한 디자인 선호“중국에서 골프 인구는 빠르게 늘고 있는데, 매력적인 골프웨어 브랜드는 아직 많지 않습니다. 화려한 색감과 디자인이라면 중화권에서 잘 통할 거라고 봅니다.”
올봄 상하이 패션박람회 참가
홍콩·대만에도 진출 계획
합리적 정가로 1년내내 '노세일'
"잡화·향수로 영역 확장할 것"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사진)은 “프랑스 골프웨어 브랜드 까스텔바쟉의 아시아지역 상표권을 인수하는 계약을 최근 체결했다”며 “중국을 중심으로 홍콩, 대만, 싱가포르 등에 까스텔바쟉을 선보여 글로벌 브랜드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지난 28일 서울 역삼동 본사에서 만난 최 회장은 “올봄 상하이 패션박람회에 참가하는 것을 시작으로 구체적인 진출전략을 다듬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크로커다일레이디’ ‘샤트렌’ 등 여성복으로 유명한 패션그룹형지는 국내에서 지난해 3월 까스텔바쟉으로 골프웨어 시장에 진출해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출시 8개월 만에 100개 매장을 넘어섰고, 올해는 18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매장의 60% 이상이 월 매출 1억원을 넘길 만큼 빠르게 안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롯데, 현대, 신세계, 갤러리아, AK 등 백화점에는 올봄 31개 신규 매장 입점을 확정지었다. 프랑스의 유명 디자이너 장 샤를 드 카스텔바자크의 손을 거친 화려한 디자인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게 최 회장의 설명이다.
정가를 합리적으로 매기고 1년 내내 일관되게 ‘노 세일’ 원칙을 지키는 것도 까스텔바쟉의 강점으로 꼽힌다. 최 회장은 “과거엔 골프웨어 가격이 비쌌고, 신상품이 나오자마자 30~50% 세일하는 관행도 심했던 게 사실”이라며 “까스텔바쟉만큼은 세일을 남발하지 않고 ‘가성비(가격 대비 품질)’를 높이는 데 주력해 소비자의 신뢰를 얻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에서 브랜드 가치를 잘 관리해야 중국 등 해외시장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며 “단순히 골프웨어만이 아니라 잡화, 캐주얼, 향수 등으로 까스텔바쟉 브랜드의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패션그룹형지는 2006년 크로커다일레이디로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가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철수한 경험이 있다. 최근에는 ‘본’ ‘예작’ 등 남성복을 중심으로 중국 사업에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중국 알리바바그룹의 티몰 글로벌에 입점을 확정지었다. 이 사이트에서 ‘패션그룹형지관’을 열어 주요 브랜드의 상품을 온라인을 통해 중국 전역에 판매할 예정이다.
“중국 시장은 결코 만만한 곳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패션업체들이 언제까지 내수시장만 바라볼 수는 없지 않습니까. 어려워도 도전해야죠. 우리 회사의 미래도 결국 글로벌화에 달려 있습니다.”
최 회장은 1980년대 서울 동대문시장의 작은 옷가게에서 출발해 패션그룹형지를 연 매출 1조원대의 중견 의류업체로 키워냈다. 이 회사는 중·장년층 여성이 즐겨 입는 이른바 ‘어덜트 캐주얼’ 시장점유율이 20%를 넘는 국내 1위 업체다. 인수합병(M&A)에 적극 나서 남성복(본·예작 등), 아웃도어(와일드로즈·노스케이프), 학생복(엘리트), 제화(에스콰이아·영에이지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브랜드를 갖추고 있다.
임현우/이수빈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