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행복도시 대구] 기업-의료기관 공동연구 활발…'글로벌 메디시티'로 커가는 대구

기고 / 홍석준 대구 미래산업본부장
한국 경제가 위기다. 그동안 한국 경제를 이끌던 5대 주력 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철강산업의 대부인 포스코는 45년 만에 적자를 냈고, 석유화학과 조선산업도 저유가와 중국 추격으로 경쟁력이 점차 약화되고 있다. 한국 경제의 돌파구는 어디에서 찾을 것인가. 올해 초 국내 증시에서 중국 증시 폭락, 중동 정세 불안, 북한 4차 핵실험 등 밀려드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바이오 헬스케어 종목은 상승세를 달렸다. 의료산업의 성장성과 최근의 가시적 성과가 맞물려 빚어낸 결과다.

많은 전문가의 진단처럼 한국은 고부가가치 지식산업으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지식산업의 대표적인 예가 의료산업이다. 최근 의료산업이 차세대 먹거리 산업으로 급부상했다. 세계적으로 의료산업시장은 반도체산업(약 400조원)과 자동차산업(약 600조원)을 합한 규모보다 큰 약 1600조원에 이른다. 의료산업은 고령화, 환경 오염, 소득 증대 등으로 앞으로 규모가 더 커질 전망이다. 의료산업은 산업을 넘어 인간 복지 차원에서도 중요해졌다.정부도 이런 중요성을 인식해 의료산업을 본격 육성하고 있다. 의료 육성정책의 가장 중요한 예가 첨단의료복합단지(첨복단지)다. 정부는 2009년 대구와 오송을 첨복단지로 지정해 신약과 의료기기 분야의 연구개발과 임상 및 생산이 동시에 이뤄지는 메디컬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있다.

대구는 2013년부터 입주가 본격화돼 지난해 말 현재 98개 기업이 계약했다. 국내외 기업들의 입주 문의가 쇄도해 첨복단지의 성공을 예감하게 한다.

최근 주목할 현상은 비(非)의료 제조기업의 진입이다. 의료기기센터의 시제품 제작 지원을 받아 의료기기 제조로 전환하는 기업이 늘고 있는 데다 의사 등 의료서비스 종사자들도 의료벤처를 설립하고 있다.첨복단지의 강점은 우수한 대구 의료인력이다. 수도권에서 내려온 기업들은 이구동성으로 지역 의료인력의 우수성에 놀랐다고 한다. 대구에는 4개 의대와 약대, 2개 한의대가 있다. 5개의 종합병원과 한방병원도 있다. 대구시의 의료산업을 지원하는 국 단위 조직과 강력한 정책적 의지가 있다. 의료 관련 단체, 병원, 연구기관 및 기업 등으로 구성된 전국 유일의 메디시티협의회가 메디시티 대구의 든든한 버팀대 역할을 하고 있다. 협의회는 의료기관 간 협력사업을 이끌어내고 지역 의료기업들의 임상과 초기 구매를 적극 지원한다.

첨복단지가 지정된 지 6년, 조성된 지 3년 만에 적지 않은 성과가 나고 있다. 첨복단지가 한국 의료산업의 중심 역할을 하고자 한다. 입주 기업은 물론 역외 기업들과도 활발한 공동연구를 하고 있다. 제약과 의료기기산업 분야에서 대박을 터뜨리는 기업들이 많이 탄생해 세계적인 메디컬 클러스터에 대구라는 이름이 추가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