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행복도시 대구] '물산업클러스터' 본격 시동…대구, 글로벌 물사업 허브로 뜬다

물산업클러스터 올해 착공
물산업진흥·실증화 시설 등 2018년까지 3137억원 투입
롯데케미칼 공장 7월 '첫삽'

신기술 테스트베드로
기업 원스톱지원 시스템 등 수처리 R&D·해외진출 지원
지역대학 참여…산학 연계도
물산업클러스터 조감도
대구가 물산업 글로벌 허브로 도약한다. 대구시는 올해부터 국가물산업클러스터 분양과 함께 본격적인 착공에 들어간다. 대구시는 지난해 12월 물산업클러스터에 1호 대기업인 롯데케미칼을 유치했다. 롯데케미칼은 3만2261㎡의 부지에 멤브레인(분리막) 공장을 오는 7월 착공한다. 시는 중국과 합작사를 세워 100조원 규모의 중국 물시장에 진출했다. 대구환경공단과 엔바이오컨스는 중국 이싱환보과기공업원 및 중국 기업과 4억위안(약 720억원) 규모의 합작회사를 세웠다. 중국 시장 진출 교두보를 마련했다. 대구시가 세계 물산업 중심도시로 야심찬 첫발을 내디딘 것이다.

물로 인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도시는 물산업이 발전한다. 싱가포르는 물이 부족해 이웃국가인 말레이시아에서 물을 공급받는다. 물안보가 위협받는 상황이 언제든지 올 수 있어 이로 인한 스트레스가 많았다. 싱가포르는 물산업을 발전시켜 세계 4위의 물산업 강국이 됐다. 세계 2대 물산업 전시회이자 콘퍼런스인 싱가포르 국제물주간이 매년 열린다.

대구도 물로 인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도시였다. 1991년 낙동강 페놀오염사건 이후 대구의 정수장은 고도 정수처리시설이 발달했다. 섬유, 염색 도시여서 폐수와 하수처리기술도 발전했다. 오염이 극심해 ‘죽음의 강’으로 불리던 금호강을 기적처럼 살려냈다. 붕어와 잉어의 서식이 가능한 수준이다. 폐수가 흐르던 금호강과 신천에는 천연기념물인 수달이 14마리나 사는 것으로 최근 조사됐다. 대구의 기적, 낙동강과 금호강 수질 개선을 가능케 한 정수, 하수처리 운영경험과 기업들의 기술을 묶어 물산업이란 미래 산업 육성 동력을 찾아냈다. 시의 그동안 노력이 올해부터 본격 추진되는 국내 첫 국가물클러스터로 구체화된다.
대구시와 중국 환보과기공업원 및 양국 기업 관계자들이 중국 장쑤성 이싱시에서 합작사를 세운 뒤 양국 물산업 발전에 협력하기로 다짐하고 있다. 대구시 제공
박기환 시 물산업과장은 “물산업 클러스터는 원스톱 기업 지원 시스템과 친수형 인프라를 확충한 해외진출형 기업단지”라고 말했다. 대구시 달성군 구지면 대구국가산업단지 65만㎡에 3137억원을 투입해 2018년까지 물산업진흥시설과 실증화시설을 조성한다. 물산업진흥시설은 물융합연구동, 워터캠퍼스, 글로벌 비즈센터로 구성된다. 물융합연구동은 물산업 연구개발(R&D)과 기술인증, 기술을 상용화하는 물산업클러스터의 컨트롤타워다. 기업전용실험실과 공공기관 및 민간연구소가 들어온다. 워터캠퍼스는 물산업 전문인력과 기업 맞춤형 재직자를 양성, 교육하고 산학연계 창업을 지원하는 곳이다. 물 관련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육성을 위한 창업지원실, 시제품 생산실, 프로젝트랩 도서관 등이 갖춰진다. 대구시는 DGIST, 경북대 등 지역 대학의 참여방안을 검토 중이다.비즈센터는 기업이 가진 제품과 신기술의 마케팅과 해외 진출을 지원한다. 물기업의 제품 전시뿐만 아니라 은행 법률 회계 특허 등 지식 서비스도 지원한다. 실증화시설은 테스트베드다. 테스트베드가 중요한 이유는 물산업 제품과 기술의 수출을 위해서는 실험 및 인증이 필수기 때문이다. 상·하수도, 하·폐수 재이용, 저탄소 수처리 부품 및 장치기술 고도화 사업, 정보기술(IT)·생명공학기술(BT)·나노기술(NT) 융복합 수처리 기술개발을 지원하는 시설을 구축한다. 물과 관련한 모든 신기술을 테스트하고 실증한다.

클러스터 내 허브 테스트베드는 정수, 하·폐수 재이용, 종합관망 등의 분야에 신기술 실험공간을 제공한다. 대구시는 허브 테스트베드에서 개발된 기술과 제품을 대구 시내 18개 환경시설에서 대규모(3000~7만㎥)로 테스트한다. 대구 전역이 실험실인 분산형 테스트베드인 셈이다. 2018년 클러스터가 완성되기 전에 기업에 테스트베드를 제공해 마음놓고 실험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한 것이다. 신경섭 대구시 녹색환경국장은 “국가물산업클러스터를 통해 대구는 2025년 전국 물산업 비중 10%의 도시, 국가적으로는 세계 물산업 5대 강국에 진입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한국은 현재 14위로 평가되고 있다.

물산업은 생수와 해양심층수 등 음용수와 정수기, 상하수도, 폐수 및 슬러지 처리, 이와 연관된 제조 건설 엔지니어링 산업을 총칭한다. 하·폐수처리를 위한 멤브레인 등 소재기술, 센서 및 감지기술 등도 포함한다. IT, BT, NT 등 연관기술 발달에 의해 고부가가치 첨단기술산업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영국 물전문 리서치기관인 GWI에 따르면 세계 물시장 규모는 2013년 4700억달러(약 556조원)다. 2025년에는 8650억달러(약 1038조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대구가 진출한 중국 시장은 100조~150조원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