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창업경진대회 대상 '마이크로미러팀'·'선물팀', "도움주고 싶다는 간절함·끈질김이 좋은 결과"

스마트안경·정수장치로 수상

봉사활동 하며 기초 아이디어
10년 가까이 한가지 주제 탐구
다양한 구성원 '팀워크'로 결실
‘2016 S.M.A.R.T 창업경진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마이크로미러’팀과 ‘선물’팀 수상자들이 2일 오전 서울대 교정에 모여 활짝 웃고 있다. 왼쪽부터 마이크로미러팀(이상국·이주윤·하정훈) 선물팀(김상훈·김상범·박도현)
‘다른 사람이 말하면 그 내용이 문자나 수화로 시각화되는 안경.’ ‘물속에서 더러운 물을 정화시키는 잠수형 정수장치.’

모두 청년의 창업 아이템이다. 지난달 29일 서울대 글로벌사회공헌단(단장 안상훈)의 주최로 열린 ‘2016 S.M.A.R.T 창업경진대회’에서 이상국 씨(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33) 등이 소속된 ‘마이크로미러팀’은 ‘스마트안경’으로 기술기반부문 대상(산업통상부장관상)을 받았다. 김상범 씨(서울대 건설환경공학대학원·28)가 중심이 된 ‘선물팀’도 ‘빈곤국 수상촌 주민을 위한 가정용 정수처리장치’로 사회적기업부문 대상(미래창조과학부장관상)을 받았다.2일 서울대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이들의 수상 비결은 비슷했다. 선한 의도로 간절함을 품고 한 가지 주제를 집요하게 파고들다보니 모든 사람이 주목할 만한 창업 아이템을 발명했다는 것이다.

이상국 씨는 지난해 서울 관악구에 있는 한 청각장애인시설에서 봉사활동하고 수화를 배우며 스마트안경의 기초 아이디어를 냈다. 그는 “어떻게 하면 청각장애인이 더 편하게 생활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김상범 씨 역시 라오스의 한 수상촌에서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일원으로 봉사활동을 한 것이 도움이 됐다. 그는 “사방이 물인데도 주민은 육지까지 나가 물을 사먹고 있었다”며 “이에 대한 문제의식에 학부와 대학원 생활 내내 공부한 환경공학 지식을 연결했다”고 설명했다.

관심있는 분야에 대한 집중력은 이 같은 아이디어를 현실화했다. 마이크로미러팀에서는 고교 시절부터 애니메이션과 게임을 좋아한 ‘덕후(한 분야에 열중하는 사람을 뜻하는 일본어 ‘오타쿠’의 한국식 준말)’ 하정훈 씨(홍익대 신소재공학부 졸업·26)가 큰 역할을 했다. 안경을 이용한 증강현실에서 가상 캐릭터를 살아 움직이도록 하겠다는 꿈을 품고 갈고 닦은 기술이 빛을 본 것이다. 김상범 씨는 대학 입학 이후 10년 가까이 환경문제, 그중 물 문제에 천착해왔다. 라오스에서 2년3개월간 봉사활동한 것도 개발도상국의 우물·화장실 개선사업에 관심을 가져서다. 그는 다음달부터 1년간 다시 유니세프 연구원 자격으로 라오스로 떠나 자신이 개발한 제품을 현장에서 실험할 예정이다.마지막으로 이들은 함께 뭉쳐 팀워크를 발휘했다. 스마트미러팀은 7명의 팀원이 광학·전자·기획 세 부문으로 나뉘어 제품완성도를 높였다. 선물팀에서는 공학전공자뿐 아니라 법학 및 경제학 전공자까지 참여했다. 학부에서 경제학을 공부하고 서울의 한 법학전문대학원에 재학 중인 박도현 씨(29)와 김상훈 씨(31)가 특허출원 및 수익구조 설계를 맡은 것이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