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공기업] '위기경영'으로 흑자 낸 한수원…새 보금자리서 '신에너지기업'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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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직원 등 3000여명 경주로 이전…컨벤션센터 기부로 지역사업 박차올해는 한국수력원자력 역사에 큰 획을 긋는 해다. 서울 시대를 마감하고 오는 3월 경주로 이전하기 때문이다. 한수원은 경주시 양북면 장항리 본사 대강당에서 지난 4일 새해 시무식을 열고 ‘경주 시대’를 맞이했다.
고리 1호기 영구 정지 등 어려운 상황에서도 최대 실적
"국민 신뢰 얻고 원전시대 열 것"
조석 한수원 사장(사진)은 본사 이전 완료 여부와 상관없이 2016년 시무식을 경주에서 열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한수원 경주 본사 사옥은 2013년 착공해 15만7000㎡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12층, 연면적 7만2000㎡ 규모로 조경과 인테리어 등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다.
한수원은 2월 중 시설물 시운전, 사무실 배치 등 입주 준비를 끝내고 3월 말까지 직원들을 순차적으로 이주시킨다는 계획이다. 본사 이전이 끝나면 약 1000명의 임직원 전원과 동반 가족 등 3000여명이 이사해 한수원의 경주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조 사장은 올해 시무식에서 경주 시대가 시작되는 새해를 맞아 ‘여민동락(與民同樂:백성과 즐거움을 함께함)’을 경영 화두로 정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안전 최우선 경영과 미래 성장동력 확보, 글로벌 에너지기업 도약과 함께 ‘국민과 함께하는 원전 시대’라는 자세를 갖자고 임직원에게 강조했다.
조 사장은 “지난해 한국수력원자력은 어려운 가운데서도 경영 정상화와 더불어 글로벌 위상을 높였다”며 “고리 1호기 영구 정지 결정과 새로운 한·미 원자력협정이 발효되는 등 국내 원전사업의 여러 변화에 따라 회사의 미래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고 지난해를 자평했다.한수원은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매출은 2013년 6조4000억원에서 2014년 9조5000억원으로 증가한 데 이어 2015년 1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보고 있다. 당기순이익 역시 2013년 2000억원 적자에서 2014년 1조4000억원 이익을 내면서 흑자전환한 데 이어 2015년에는 흑자 규모가 약 2조원으로 불어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순이익 2조원 돌파는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다.
원전 이용률도 크게 높아졌다. 2013년 75.5%에서 2014년 85.0%, 2015년 85.5%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고장정지 건수는 6건, 5건, 3건으로 줄었다. 호기당 고장정지 건수는 0.22건으로 미국(0.81건), 러시아(0.97건), 프랑스(2.64건)보다 적다.
경주로 이전하는 한수원은 지역사업에도 적극적이다. 한수원은 1200억원을 투자해 지난해 준공한 경주화백컨벤션센터를 경주시에 기부했다. 경주화백컨벤션센터는 4만2774㎡ 부지에 연면적 3만1336㎡,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로 대회의실 3500석과 중소회의실 700석, 실내전시장(2273㎡) 등 최첨단 회의 중심형 컨벤션센터다.지난해 4월 ‘2015 대구경북 세계 물포럼’과 10월 해외동포와의 경제교류 축제인 ‘2015 세계한상대회’ 등 굵직한 국내외 행사가 경주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청년층 고용절벽 해소를 위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한 점은 한수원의 최고 성과 중 하나이기도 하다. 2014년에는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인 1841명을, 2015년에는 916명을 신규 채용했다. 여성·장애인·지역인재·고졸자 등 사회 형평 채용도 확대하고 있다. 조 사장은 “2016년 국민의 신뢰를 더욱 회복하고 글로벌 에너지기업으로 도약하는 한 해로 만들고자 한다”며 “지금까지의 성과를 기반으로 대내적으로 인재를 양성하고 기술력을 높이는 한편 대외적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