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카소부터 백남준까지…설 연휴 '미술 뷔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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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DDP·예술의전당 등서 다채로운 전시회설 연휴(6~10일)를 맞아 온 가족이 함께 보고 즐길 수 있는 미술 전시회가 다채롭게 열린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등 주요 전시공간들은 설 연휴에도 문을 열고 관람객을 맞는다. 국내 최대 상업화랑 갤러리 현대는 7, 8일 이틀 휴관한다.
세종문화회관 리츠 사진전, 갤러리 현대 백남준전 눈길
국립현대미술관은 설을 맞아 모든 전시회를 무료로 개방하고 특별 이벤트도 진행한다. 과천관에서는 원로 사진작가 육명심의 개인전, 서울관에선 수묵추상의 거장 서세옥 화백과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윌리엄 켄트리지의 회고전, 덕수궁관에서는 한국화 소장품 특별전 제2부 ‘독화(讀畵), 그림을 읽다’를 관람할 수 있다. 서울관은 설 연휴에 관람객에게 원숭이와 복숭아를 주제로 한 윤일권의 ‘유희도 1’ 엽서를 나눠준다. 관람객이 엽서에 글을 적어 미술관 우편함에 넣으면 신년 연하장을 발송해주는 이벤트도 마련했다.서울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는 할리우드의 패션과 문화를 이끈 미국 사진작가 허브 리츠(1952~2002)의 명품 사진들을 만날 수 있다. 패션잡지 보그, 엘르, 하퍼스 바자 등에서 활동한 리츠는 상업성과 예술성의 완벽한 조화를 이룬 사진작가로 유명하다. ‘패션 사진의 탄생’이란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는 리처드 기어, 마돈나, 나오미 캠벨 등을 모델로 한 작품 100여점이 걸렸다. 리츠의 사진미학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을 곱씹게 한다.
고려·조선시대에 자생한 꽃과 동·식물을 감상하고 싶다면 DDP를 찾아보자. 간송미술문화재단의 주요 소장품을 보여주는 기획전 ‘화훼영모-자연을 품다’가 열리고 있다. 화훼영모(花卉翎毛)란 꽃과 풀, 새와 짐승을 말한다. 이번 전시에는 고려 공민왕과 신사임당, 김시, 윤두서, 정선, 김홍도, 강세황, 신윤복 등 고려 말부터 조선시대까지 활동한 화가 21명의 수작 90여점이 나와 있다. 한국 채색화의 흐름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살펴볼 기회다.올해로 10주기를 맞은 세계적인 비디오아티스트 백남준(1932~2006)의 예술세계를 보여주는 전시회도 놓칠 수 없다. 갤러리 현대는 백남준 10주기를 맞아 ‘백남준, 서울에서’를 열고 있다. 전시되는 작품만 해도 오리지널 비디오아트 40여점을 비롯해 1990년 갤러리 뒷마당에서 ‘보이스를 위한 추모제’로 벌였던 퍼포먼스 자료 등 100여점이나 된다. 비디오아트 중에는 1986년부터 작가의 감수성을 접목한 ‘TV 로봇’시리즈인 ‘세종대왕’ ‘선덕여왕’ ‘존 케이지’ ‘살로 무어맨’ ‘할머니’ ‘할아버지’ ‘나의 파우스트’ 등 미술사적 가치를 지닌 작품이 눈길을 끈다.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에서는 영화계의 거장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작품 세계를 살필 수 있다. 현대카드가 19번째 컬처프로젝트로 선보이는 이 전시회에는 그의 대표작 ‘롤리타’(1962년),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1968년), ‘시계태엽 오렌지’(197년), ‘샤이닝’(1980년) 등에 사용된 의상, 소품, 세트모형, 미공개 영상 등 1000여점이 나와 있다. 서울 중계동 북서울미술관은 율곡 이이가 제자들을 위해 집필한 《격몽요결(擊蒙要訣)》에서 제목을 따온 ‘구사구용(九思九容·아홉 가지 몸가짐과 아홉 가지 마음가짐)’전을, 남현동 남서울생활미술관은 근현대사 프로젝트 ‘미술관이 된 구 벨기에 영사관’전을 열고 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