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고 불편한 옷' 편견 깬 신한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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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의 변신
고름·대님 떼어내 입기 편하게…캐시미어·패딩 등 신소재 결합
'한복놀이' 즐기는 10~20대 겨냥…신규 브랜드 다양하게 등장
![](https://img.hankyung.com/photo/201602/AA.11234988.1.jpg)
한복이 ‘비싸고 불편한 옷’이라는 편견을 깨기 위해 치열하고 화려하게 변신하고 있다. ‘우리옷의 DNA’는 지키면서 현대적 디자인과 신소재를 결합한 신한복이 다양하게 등장하고 있다. 한복에는 절대 쓰지 않던 합성섬유, 스판덱스, 모피 등을 활용하는가 하면 양장 패턴을 과감하게 도입해 입고 벗는 과정을 간편하게 개선하는 추세다.중견 한복 디자이너 황선태 씨는 캐시미어를 활용해 여유로운 선의 미학을 살린 신한복을 내놨고, 박선옥 씨는 패딩 원단과 가죽 소재를 한복에 접목했다. 서양 의복을 전공한 디자이너 정민경 씨는 저고리와 치마를 응용한 한복 파티드레스를 선보였다. 하늘하늘한 실크 소재에 비즈(beads:구슬 형태 보석)와 꽃 장식을 더해 신비롭고 몽환적인 느낌을 살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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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한복 시장은 연 1조원대 규모로 추산된다. 한복이 결혼식 같은 특별한 날에나 입는 옷으로 입지가 좁아진 탓에 고가의 맞춤한복 시장은 고전하고 있다. 하지만 저렴한 가격에 세련된 디자인을 갖춘 패션한복 시장은 다양한 신규 브랜드가 등장하면서 ‘희망적 신호’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터넷 쇼핑몰 옥션에서 여성한복 매출 증가율(전년 대비)은 2013년 -12%를 기록했으나 지난해에는 14%로 돌아섰다.
한복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런 옷을 한복으로 볼 수 있느냐’에 대해 이견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사실상 끊겨버린 한복에 대한 관심을 되살린다는 측면에서 신한복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최정철 한복진흥센터장은 “한복을 입는 것을 어색해하는 인식이 한복을 ‘입는 옷’이 아니라 ‘보는 옷’에 가둬놓고 있다”면서 “한복을 ‘민족의상’에서 분리해 현대 한국인의 취향을 담아낸 ‘패션’으로 진화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