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 국립현대미술관 관장 "미술관 운영은 끝이 없는 마라톤"

한국인들 친절한 도움에 감사

'과외 한국어' 쓸 시간 많았으면
“현실적이면서도 육안으로 느낄 수 있는 전시에 중심을 두고자 합니다. 미술관의 좋고 싫음은 전시나 전시 작품에 의해 좌우되거든요. 아티스트를 최대한 지지하고 밀접한 관계를 유지할 겁니다.”

오는 14일로 취임 두 달을 맞는 바르토메우 마리 리바스 국립현대미술관 관장(50·사진)은 11일 인터뷰에서 “미술관 운영은 100m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끝이 없는 마라톤”이라며 이같이 말했다.첫 외국인 관장으로 우려와 기대를 동시에 받았던 그는 3년 임기 동안 현실적인 목표를 세워 눈으로 느낄 수 있는 전시 구성, 관객을 위한 새로운 프로그램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새해 프로그램은 이미 정해져 있어 다양한 전시가 최대한 빛나고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할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과천관이 올해로 30년을 맞은 만큼 공간 변형 및 리모델링 프로젝트를 진행할 것”이라며 “과천관을 설계한 김태수 씨의 개인전을 비롯한 다양한 전시도 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올해를 국립현대미술관을 세계적 미술관으로 발전시키는 원년으로 삼고 작가, 큐레이터, 비평가, 수집가 등이 상생하는 공간을 조성하는 계획도 제시했다. 그는 “수준 높은 세계 작가들이 한국에 올 수 있도록 연결하는 역할을 하겠다”며 “이들이 잠깐 방문하는 것이 아니라 작품을 남기는 등 교류와 접촉 수준을 높이겠다”고 설명했다.최근 논란이 된 이우환 화백의 위작 파문에 대해선 “이런 문제는 신중하면서도 엄격히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전작도록이 해결책이 될지에 대해선 “하나의 도구가 될 수는 있다고 생각하지만 오류가 없는 도구는 없다”며 신중론을 폈다.

그는 “지하철을 이용하면서 길을 잃은 적이 없었고 지도를 들고 서 있으면 누군가 먼저 다가와 도움을 줬다”며 한국인의 친절함에 찬사를 보냈다. 한국어 공부에 대해선 “과외를 받고 있는데 배운 걸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았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