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원의 신세계] "VR 드라마? 안돼요…'콘텐츠 기획' 가장 중요"

"나도 VR 찍고 싶다?" '신세계' 보여드립니다

진화하는 'VR 빅뱅'…제작 최전선을 가다
CES 진출 기업 '무버' 내부 스튜디오 탐방

캐논 등과 협력 '무버릭', 선명한 VR 제작
일체형 VR 자체 개발 "글로벌 기업 목표"
[편집자 주] 3차원 입체영상을 전방위 시각으로 볼 수 있는 가상현실(VR). VR 산업이 새로운 모바일 혁명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2년 전 세계 최대 SNS기업 페이스북의 오큘러스 인수(23억달러, 약 2조5000억원)를 시작으로 삼성전자, 애플, 구글, LG전자, 소니, 마이크로소프트 등 내로라하는 정보기술(IT) 기업이 일제히 VR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VR은 틈새시장이 아니라 아주 쿨(Cool)한 시장이 될 것"이라며 투자 속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이재용 부회장은 "VR은 스마트폰을 대체할 수 있을 정도의 성장성을 지녔다"며 VR 대전을 벼르고 있습니다.문제는 콘텐츠입니다. 기기만 있다고 될 일이 아니죠. 스마트폰 혁명으로 앱스토어 전성기가 열린 것처럼, 이제 VR 콘텐츠 시장이 대박을 터뜨릴 기세입니다. VR 콘텐츠는 어떤 방식으로 제작될까요? 스마트폰으로 동영상 찍듯, 나만의 VR 영상을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뉴스래빗이 주목받는 국내 VR 제작사, 무버(Mooovr)의 내부 스튜디오를 취재하고 왔습니다. 뉴스래빗이 발견한 VR의 신세계, 지금 알려드립니다.

↓ 영상 속 '무버의 VR 제작 최전선'으로 함께 가보시죠 !.!
▶ VR제작사 ‘무버(Mooovr)’, 소개 부탁.
"무버는 2011년도에 설립한 VR전문제작사입니다. 무버의 뜻은 ‘Move to VR’ 즉, 가상현실의 세계로 이동한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또 VR분야가 한단계 더 발돋움하는 단계인 만큼 20대 중, 후반의 젊은 사원들이 많습니다. 제작방식이 기존과 다르다보니 현업에서 경력을 쌓은 분들보다는 새롭게 시작하시는 분들을 채용하고 있습니다."

▶ 회사명을 카몬에서 무버로 바뀐 이유는.
"예전에는 콘텐츠를 촬영해서 플랫폼화 하자는 이슈가 있었습니다. VR만 업로드 되는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 지속적으로 연구, 개발을 했죠. 이후 유튜브나 페이스북 같은 플랫폼에서 VR서비스를 시작한 이후에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을 했습니다. 플랫폼은 플랫폼 사업자에게 맡기고, 우리 강점이 있는 하드웨어나 콘텐츠 개발에 집중하기 위해 무버로 바꿨습니다."

▶ VR 제작 초기에 어려움은 없었는지.
"초기에는 VR 제작을 먼저 (저희가) 제안했던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 땐 VR이라는 단어 뜻조차 모르고, 우리말로 가상현실이라고 얘기해도 못 알아듣는 경우도 많았죠. 지금은 다릅니다. 특히 연예기획사에서 앨범을 만들 때 VR영상 제작 요청이 많아요. 국내 수요도 이전보다 늘었어요."▶ 가장 반응이 좋았던 VR 콘텐츠는.
"조회 수를 기준으로 봤을 때 가장 반응이 좋았던 것은 역시 케이팝(K-POP)이었습니다. 팬 충성도 때문에 제일 쉽게 넘어 올 수 있는 콘텐츠라서 가장 큰 인기였습니다."

그 인기 콘텐츠는 바로 '19금돌'로 불리는 걸그룹 스텔라의 신곡 '떨려요'. 유튜브 조회수만 60만회에 달합니다. 영상으로 바로 보시죠~
↓ [360 VR] 스텔라(Stellar)Showcase - 떨려요(Vibrato)
그리고 [360 VR] 아이돌 비스트(Beast) 콘서트 무대 현장

▶ VR이 기존 영상 제작방식과 다른 점은
"기존 영상 제작방식은 기본적으로 하나의 카메라로 촬영해서 파이널컷, 프리미어 등의 프로그램으로 편집을 하면 마무리됩니다. 하지만 VR카메라는 5개 이상의 카메라가 360도를 찍고 있어요. 그리고 촬영한 영상끼리 겹치는 부분을 잘라서 구(Sphere) 형태로 만들어야합니다. 그걸 저희는 스티칭(Stitching·바느질) 작업이라고 합니다. 이후 후반 편집은 3D작업으로 합니다."

▶ VR 편집 프로그램의 종류는.
"스티치 프로그램은 2가지 정도가 많이 쓰이는데요. 고프로(gopro)사가 인수한 '컬러 오토파노(Kolor autopano)', 프랑스 기업이 개발한 ‘비디오 스티치(Video Stitch)' 프로그램을 많이 사용합니다. 자체 스티치 프로그램을 개발한 업체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이 두 가지 프로그램을 가장 권장합니다. 프로그램 구입 가격은 약 300달러입니다."



▶ VR영상 기획에 가장 중요한 점은.
"사실 기획보다 더 앞선 단계라고 할 수 있는데 해당 콘텐츠가 VR콘텐츠로서 제 기능을 할 수 있는지가 제일 중요합니다. 예를 들면 “VR로 드라마를 만들면 어떨까" 생각하죠. VR드라마를 제작 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360도로 드라마를 시청하면 중요한 장면을 다른 곳을 보다가 놓치게 됩니다. 1시간을 360도 화면으로 보면 굉장히 어지럽고, 거북합니다. 당장은 일반적 드라마 포맷에 익숙한 시청자에게 VR은 좋은 아이템이 아닙니다. 그래서 "어떤 VR 콘텐츠를 기획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가장 중요합니다."

▶ VR 제작비는 어느 정도인지.
"제작비용은 정확히 얼마라고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저렴한 비용은 아닙니다(편당 수천만원 대). 낮은 가격부터 고가까지 다양합니다. 최근에는 VR제작업체가 많아지면서 가격 경쟁이 시작됐어요. 사용자가 고품질 VR을 체험토록 해야하는데 문제는 낮은 단가만 추구한다면 제 살 깎아먹기 식이 될 듯해 걱정입니다."
▶ 무버만의 강점은.
"국내에서는 독자적으로 VR장비를 개발하고 있는 업체가 없습니다. 타 업체들은 고프로를 사용하고 있죠. 저희는 캐논 미러리스 카메라를 이용해서 자체적으로 무버릭(Mooovr+rig)이라고 부르는 카메라 리그를 개발했습니다. 캐논 및 비디오스티치와 글로벌 협약도 맺었어요. 또 지난 1월 미국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도 참가했어요. 많은 관계자분들이 ‘무버릭’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고 구매를 희망했습니다. 카몬 때부터 이어온 VR전문 제작인력들이 제작팀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장비나 VR 전문성이 강점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 리그(rig)란? 일반적인 장비에서 특수 장비까지 폭넓게 이르는 말로서 촬영에 필요한 촬영기, 조명과 같은 여러 가지 장치를 설치하는 것을 뜻하는 말입니다.

▶ 앞으로의 VR 기술개발은.
"무버릭은 100% 우리 기술로 개발한 것이 아닙니다. 해외 업체들과 협력해서 만든 것이라 아쉬운 점이 있어요. 그래서 지금 일체형 VR기기를 개발 중입니다. 현재 노키아 오조(OZO) 등의 일체형 VR기기들이 나오고 있지만 억 단위의 가격대입니다. 실제 사용하기엔 힘든 게 사실입니다. 현재 중간가격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은 고프로와 무버릭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중간 단계에서 실질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일체형 VR기기를 개발하는 것이 현재 목표입니다."

▶ 무버(Mooovr)의 최종 목표는.
"무버는 국내 지향이 아닌 글로벌 지향 기업입니다. 일본이나 프랑스 업체와 협력하는 이유도 내수용이 아니라 글로벌 VR 제작 업체가 되기 위해서입니다. VR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 무버에서 발견한 '신세계' 핵심 정리
1. VR장비는 5개 이상의 카메라로 구성해야 한다.
2. 일반 평면 영상과 달리 VR영상은 하나의 구(sphere) 형태로 제작해야 한다.
3. 고프로보다는 캐논 미러리스 카메라 조합이 더 화질이 낫다.
4. 360도 시점에 알맞은 콘텐츠 기획이 가장 중요하다.

# '신세원의 신세계'는 새로이 꽃 피우는 분야를 조명합니다. 색다른 이야깃거리와 기술, 트렌드로 산업, 생활 전반을 혁신하려는 사람 및 아이디어를 소개합니다. 독자의 궁금점을 해소하기 위해 뉴스래빗이 네 발로 뛰겠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뉴스래빗'은 한경닷컴 뉴스랩(Newslab)이 만드는 새로운 뉴스입니다. 토끼(래빗)처럼 독자를 향해 귀 쫑긋 세우겠습니다. '뉴스래빗 페이스북'에서 더 많은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책임 = 김민성 기자, 연구 = 신세원 한경닷컴 기자 tpdnjs0227@hankyung.com
뉴스래빗 페이스북 facebook.com/newslabit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la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