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8회 이상 소변 보는 50대, 전립선비대증 의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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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현 기자의 생생헬스 - 전립선비대증 원인과 치료법
방광 아래 전립선 커지면 소변길 좁아져 배뇨장애 생겨
요로감염 등 합병증 위험도 50대 50%, 60대 60%가 환자
소변 오래 참지 말고 과음 금지…체중 조절하고 내장비만 줄여야

특히 나이가 들면 전립선 크기가 정상보다 커진다. 이 때문에 평소에도 소변길이 좁아져 있는 중장년 환자가 많다. 한 해 전립선비대증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는 100만명 정도다. 50~70대 남성 환자가 가장 많다. 전립선비대증은 중년 남성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주요한 질환이다. 약물 등을 통해 증상을 줄일 수 있지만 소변 문제는 정력 때문이라는 인식에 갇혀 치료를 미루는 환자가 많다. 전립선비대증의 원인과 치료법, 예방법 등을 알아봤다.방광 아래 밤톨만한 전립선, 정액도 생산

이전에는 전립선이 커져 소변길을 막으면 전립선비대증으로 진단했다. 최근에는 50세 이상 남성이 하루 8회 이상 소변을 보거나 소변을 잘 참지 못하는 증상을 보일 때, 소변을 볼 때 힘을 많이 주는 등 배뇨장애 증상이 있으면 전립선비대증으로 진단한다.
호르몬 영향, 나이따라 환자 多
양승철 강남차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젊은 남성은 남성 호르몬과 여성 호르몬이 고르게 나와 서로 견제가 잘된다”며 “나이가 들면 호르몬 수치가 모두 떨어지는데 남성 호르몬보다 여성 호르몬 수치가 떨어지는 속도가 빨라 상대적으로 남성 호르몬이 활성화되는 것 같은 증상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균형을 이루던 남성호르몬과 여성호르몬 사이의 균형이 깨지면서 전립선비대증이 생긴다는 것이다.유전적 요인과 가족력 등도 전립선비대증과 관련이 있다. 전립선비대증으로 수술받은 환자의 자식이 같은 질환으로 수술받을 확률이 높다. 전립선비대증을 함께 앓는 일란성 쌍둥이도 많다. 이 외에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는 등의 생활습관도 영향을 미친다.
‘삶의 질’ 떨어뜨리는 대표질환
전립선비대증은 생명에 큰 지장을 주는 병은 아니다. 일부 환자는 증상이 저절로 나아지기도 한다. 이 때문에 병원을 가지 않고 증상을 방치하는 환자가 많다. 하지만 전립선 특이항원(PSA) 수치가 높거나 전립선 크기가 크면 소변길이 막혀 소변을 아예 보지 못하는 급성 요폐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 환자 대부분은 시간이 지나면서 전립선 크기가 점점 커지는 증상을 보인다. 배뇨장애도 심해진다. 질환을 치료하지 않고 그대로 두면 노년기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요로감염, 혈뇨, 방광결석 등의 합병증이 생길 위험도 크다. 요폐를 방치하면 방광 근육에 문제가 생겨 소변을 아예 보지 못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방광의 모양과 크기가 변하고 장 일부가 볼록하게 튀어나오는 게실(곁주머니)이 생기기도 한다. 신장으로 소변이 역류해 신장병이 생기기도 한다. 술을 많이 마시거나 장시간 운전했을 때, 감기약을 먹거나 날씨가 추울 때 증상이 악화해 합병증이 생길 위험이 커진다.
전립선비대증 증상이 있으면 비뇨기과를 찾아 전립선 질환 유무를 확인해야 한다. 양 교수는 “전립선비대증 검사를 하면서 동시에 전립선암 검사를 하면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며 “젊은 층은 1년에 한 번, PSA 수치가 상승곡선인 사람은 6개월에 한 번 정도 검사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전립선비대증으로 진단돼도 증상이 없으면 흡연과 음주를 삼가고 규칙적인 배뇨습관을 익히는 보존 치료를 한다. 증상이 있으면 약물 치료가 필요하다. 약물로 효과가 없으면 수술하기도 한다. 배를 열고 하는 개복수술, 내시경과 절제기를 요도로 넣어 전립선을 조각내 배출하는 경요도 전립선 절제술, 레이저로 전립선을 태우는 KTP레이저 전립선기화술, 레이저로 전립선막과 전립선을 분리해 조직을 없애는 홀뮴레이저 적출술(홀렙 수술) 등이 활용된다.
오승준 서울대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효과적이고 안전하면서 환자 만족도가 높은 홀렙 수술이 전립선비대증의 표준 시술법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수술이 꼭 필요한 환자만 수술하고 그 외에는 수술을 권하지 않는 교과서적 결정방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내장비만 줄이고 소변 오래 참지 말아야
전립선비대증을 막기 위해서 겨울에는 가벼운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고 몸을 따뜻하게 유지해야 한다.
한동석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저녁 식사 후 수분 섭취를 피하고 식사할 때 채소를 많이 먹어야 한다”며 “탄산음료와 커피, 맵거나 짠 자극적인 음식을 줄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호르몬은 스트레스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러므로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휴식을 충분히 취해야 한다. 오래 앉아 있는 습관도 좋지 않다. 건전하고 적절한 성생활은 전립선비대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육류 지방은 너무 많이 먹지 않는 것이 좋다.
도움말:한동석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비뇨기과 교수, 양승철 강남차병원 비뇨기과 교수, 오승준 서울대병원 비뇨기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