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팀 리포트] '치안 사각지대'서 빛나는 민간 보안업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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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가 야간 순찰에 ATM 관리하고, 여대 화장실 몰카도 제거
에스원·ADT캡스·KT텔레캅…단순한 현장출동 넘어
생체인증 등 기술 개발 한창
"고령화에 1인 가구 증가…민간보안 서비스 시장 커질 것"
에스원, ADT캡스, KT텔레캅 등 민간 보안업체가 치안 현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각종 동작 감지기, CCTV 시스템 등 경비 장치를 경쟁적으로 개발하며 범죄 예방에 나서고 있어서다. 국내 민간 보안시장이 커지면서 이들의 실적도 매년 성장하고 있다.은행부터 대학까지 치안 담당
민간 보안업체들은 대학 치안도 책임진다. 연세대에서는 KT텔레캅 직원들이 통합관제센터에 24시간 상주하며 1400여대의 교내 CCTV를 관리한다. 야간에는 순찰을 돌고 학생 민원도 해결해 준다. 일부 여대에선 몰래카메라를 대신 찾아주기도 한다. 문재철 ADT캡스 성신여대 팀장은 “지난해 교내 화장실과 샤워실 등 147곳을 대상으로 몰카 설치 여부를 꼼꼼히 살폈다”고 말했다.
기술 경쟁에 커지는 시장민간 보안업체들은 기술 개발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에스원은 ‘융합보안연구소’, ADT캡스는 ‘보안기술연구소’를 설립하고 생체인증, 행동인식 등 첨단 보안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에스원의 ‘세콤 홈블랙박스’는 CCTV로 녹화되는 동영상을 PC와 스마트폰으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가정에서 특정 동작이나 소리가 감지되면 경고 메시지도 발송된다. ADT캡스가 올해 시장에 내놓을 예정인 ‘지능형 영상감지 시스템’은 낯선 사람이 5초 이상 특정 장소에 머물면 즉각 소비자 휴대폰으로 알려주고 요원이 출동하도록 한다.
경찰은 이 같은 민간 보안업체의 역할을 긍정적으로 본다. 치안 수요를 일정 부분 분담하고 범죄 예방 효과도 크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경찰청은 민간 기업이 범죄 예방 활동에 나설 때 정부가 행정·재정 지원을 하는 ‘범죄예방기본법’ 통과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에 촉구하고 있다.
앞으로 민간 보안업체의 역할이 더욱 커질 거라는 분석도 나온다. 양종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 경비산업에서 가정용 서비스 가입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52%인 데 비해 한국은 15% 정도”라며 “늘어나는 1인 가구와 노인 가구가 범죄에 취약하다는 점에서 민간 보안서비스 수요가 더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김진연 인턴 기자(고려대 4년)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