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마중 길 걸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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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는 길, 걷기 좋은 길 10선피부에 닿는 바람은 아직도 차갑지만 달콤한 봄의 내음이 묻어 있는 것 같다. 이제 봄이 멀지 않았다. 겨우내 웅크렸던 몸을 일으켜 아름다운 길을 따라 여행을 떠나보자. 길에는 자연의 향기가 묻어 있고 사람들의 역사가 숨어 있다. 봄이 오는 길을 따라 가족, 연인과 함께 손을 잡고 떠나보면 어떨까? 걷기 여행자들이 꼽은 ‘우리 지역 가장 좋은 길 10선(選)’을 따라가 보자.맑은 약수와 송진향이 물씬-북한산둘레길 1코스걷기여행길 종합안내 포털에서 가장 많은 방문객이 추천한 코스가 북한산둘레길 1코스다. ‘소나무 숲길’로 불리는 북한산 둘레길은 전체적으로 완만한 산길로 이뤄져 있어 둘레길을 처음 걷는 사람도 쉽게 걸을 수 있다. 청정한 우이계곡의 물소리를 들으며 시작한 길은 맑은 약수로 가득한 만고강산을 지나 1000여그루의 소나무가 빼곡히 자라고 있는 솔밭근린공원에 이른다. 웅장하면서도 우아한 자태가 신령스럽기까지 한 소나무가 즐비한 이 구간에 들어서면 강렬한 송진 향이 온몸을 감싸 상쾌함이 느껴진다. 전체 거리는 3.1㎞이며 1시간30분이 걸린다. 북한산국립공원 탐방시설과 둘레길운영팀 (02)900-8085
북한산둘레길…영남알프스 하늘억새길…대부해솔길…
영남알프스 하늘억새길 1코스(억새바람길)
울산 울주군 영남알프스 하늘억새길은 배내골을 중심으로 재약산, 천황산, 신불산, 영축산 등을 한 바퀴 도는 길이다. 영남알프스 중에서도 핵심을 모아놓은 대표적인 길로 간월재, 신불평원, 사자평 등의 명소를 두루 감상할 수 있다. 하늘억새길은 총 4개 구간인데 그중 대표 코스는 1구간 억새바람길이다.1구간은 간월재를 출발해 신불산, 신불재를 거쳐 영축산까지 가는 코스로, 영남알프스 주 능선을 걷는다. 800m 이상 고산지대에 형성된 수십만평의 억새와 단조늪, 단조산성 등 역사, 문화 자원을 볼 수 있다. 간월재는 10만여평의 억새평원이 있어 억새가 만발하는 가을이면 산상음악회, 패러글라이딩 대회가 열려 사계절 많은 사람이 찾는 곳이다. 신불공룡능선은 칼바위 능선이라고도 하는데 영남알프스에서 가장 험하고 긴 능선으로 손꼽히고 있다. 60만여평의 신불평원은 울산 12경 중 하나로, 억새가 바람에 날리며 멋진 풍광을 자랑한다. 전체 거리는 4.5㎞이며 2시간 걸린다. 울주군청 산림공원과 (052)229-7872~75
대청호 오백리길 4구간(호반낭만길)
충북 청주 대청호 길은 갈대밭 풍경이 뛰어난 곳이다. 갈대밭과 대청호수를 따라 10분 정도 걸으면 마산동 정류소 삼거리가 나오고, 왼쪽으로 방향을 틀면 대청호 쪽으로 향한다. 포도밭 하우스를 지나면 아름다운 S자 갈대밭이 기다리고 있다. 드라마 촬영지를 걷다가 다시 들어왔던 길로 나와 취수장이 보이는 얕은 산길로 들어선다.
산길을 내려와 취수장 풍경을 둘러보고 가을이면 국화축제가 열리는 가래울마을(추동)로 향한다. 가래울마을을 나와 연꽃마을(주산동)로 가는 길목에선 황새바위를 만날 수 있다. 연꽃마을에선 여름이면 여러 종류의 연꽃과 곤충을 볼 수 있고, 서양화가 송영호 씨의 화실에서 작품 감상도 할 수 있다. 전체 거리는 12.5㎞이며 6시간 걸린다. 대전마케팅공사 개발사업팀 (042)869-5163아름다운 석양 감상할 수 있는 대부해솔길 1코스경기 안산 대부해솔길은 시화방조제를 거쳐 대부도로 진입하는 주요 관문 지역이다. 바다가 보이는 해변을 걷다가 야트막한 산길을 따라 북망산에 오르면 영종도, 인천대교, 송도신도시, 시화호 등 안산의 주요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바다 위로 샘솟는 신기한 구봉약수터에서 샘물을 마시고 걷다 보면 좌우로 푸른 바다와 갯벌이 펼쳐진다.
구봉도 끝자락 개미허리를 지나면 낙조전망대가 있어 서해안의 아름다운 석양을 감상할 수 있다. 해안을 끼고 종현어촌체험마을로 가는 길은 바다를 바라보며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아름다운 산책로다. 전체 거리는 11.3㎞로 4시간이 걸린다. 안산시 관광과 (031)481-3406~9효석문학100리길 1코스(문학의길)
강원 평창의 효석문학100리길은 가산(可山) 이효석(1907~1942)의 소설 ‘메밀꽃 필 무렵’에 나오는 허생원 일행의 여정을 따라가는 길이다. 효석문학100리길은 모두 5개 코스이며 1코스 ‘문학의 길’은 가산의 문학적 발자취가 가장 많이 남아 있는 구간이다. ‘메밀꽃 필 무렵’의 실제 배경지인 봉평 효석문화마을에서 시작해 장돌뱅이와 성씨 처녀의 사연이 있는 물레방앗간과 이효석 생가마을, 이효석문학관 등을 둘러보고 주변 경관이 수려한 흥정천을 따라 걷다 보면 마치 소설 속에 와 있는 듯한 설렘을 느낄 수 있다. 2월에는 소금이 지천으로 뿌려진 듯 새하얀 메밀꽃 대신 순백의 설경을 마주하게 된다. 전체 거리는 7.8㎞이며 2시간30분 걸린다. 평창군관광안내센터 (033)330-2771산과 물, 숲이 화사하게 어우러진 산막이옛길
충북 괴산군 칠성면의 산막이옛길은 사오랑 마을에서 산골마을인 산막이 마을까지 연결했던 오래된 길이다. 옛길 구간 대부분을 나무받침(데크)으로 꾸며 초보자들도 걷기 편하다. 괴산 풍경의 백미인 산막이옛길은 산과 물, 숲이 어우러져 화사한 풍경을 선사한다. 친환경 공법으로 괴산댐을 끼고 조성된 산막이옛길은 괴산댐 호수와 어우러지며 한국의 자연미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산막이옛길 중심에 있는 괴산댐은 1957년 순수 우리 기술로 설계·시공한 댐으로 지역민들의 자랑이다. 댐 주변은 훼손되지 않은 자연생태계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수풀 냄새 싱그러운 산바람과 산들거리며 불어오는 강바람이 만나는 길을 걸어보면 자연 그대로를 느낄 수 있다. 전체 거리는 4㎞이며 1시간 걸린다. 괴산군청 문화관광과 (043)830-3451~6천혜의 비경 구불길 8코스(고군산길)
전북 군산(群山)은 섬들이 집단으로 모여 있다 해서 지어진 이름이다. 조선 세종 때 군산진을 육지로 옮기면서 현재의 군산시가 됐고, 선유도 일대는 옛 고(古)자를 붙여 고군산으로 불렀다. 임진왜란 중에는 이순신 장군이 명량해전을 승리로 이끈 뒤, 고군산에서 열하루 동안 머물면서 전열을 가다듬었다. 고군산에 있는 섬들을 고군산군도(古群山群島)라고 하는데 고군산군도의 중심 섬이 선유도다.
구불길 8코스 고군산길은 천혜의 비경을 간직한 고군산군도의 수려한 자연경관을 감상하고 선유도, 대장도, 무녀도에 전해지는 전설을 들을 수 있는 곳이다. 해수욕장과 갯벌체험장 등이 있어 체험활동을 할 수 있고, 서해의 낙조도 감상할 수 있는 길이다. 전체 거리 14㎞이며 모두 5시간 걸린다. 군산시 관광진흥과 (063)454-3336
자연학습장 금오도비렁길 1코스
전남 여수의 금오도 비렁길은 숲과 바다, 해안절벽 등의 비경을 걷는 내내 만끽할 수 있어 최고의 섬 트레킹 코스로 손꼽힌다. 비렁은 절벽의 순우리말인 ‘벼랑’의 여수사투리다. 비렁길은 원래 주민들이 땔감과 낚시를 위해 다니던 해안 길이었다. 남면 함구미마을에서 시작해 바다를 끼고 돌며 장지마을까지 이어진 18.5㎞의 비렁길은 모두 5개 코스로 나뉘어 있다. 코스 대부분이 경사가 완만해 남녀노소 모두 무리 없이 즐길 수 있다.
1코스에선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의 절경을 한눈에 볼 수 있으며 동백나무, 소나무 등 울창한 삼림욕도 즐길 수 있다. 미역널방 전망대에서 고흥반도로 넘어가는 해넘이도 장관이다. 두포까지의 오솔길은 청미래 덩굴, 생강나무, 비자나무 등의 식물들이 서식하고 있어 자연학습장으로 손색이 없는 코스다. 전체 거리 5㎞이며 2시간 걸린다. 여수시청 관광과 (061)690-2036
해파랑길 21코스(영덕블루로드 B코스)
경북 영덕의 영덕블루로드 B코스는 블루로드 가운데 가장 오랫동안 걷는 환상의 바닷길이다. 파도소리를 들으며 갈대숲을 지나다 보면 해안 바위산 앞에 당도한다. 도로 길을 걷다 보면 돌미역이 유명한 노물항 포구에 닿는다. 빨간 표지등과 바위 곳곳에 걸터앉은 낚시객들이 조화롭다. 바닷길을 돌아가다 보면 경정3리 어촌마을이 나타난다. 마을 중심엔 오메 향나무가 풍채를 자랑하며 서 있다.
대게의 원조 고장답게 영덕 곳곳에서 대게와 관련된 상징을 만날 수 있다. 영덕은 대게들의 가장 좋은 서식지로서 다른 지역보다 맛과 질이 단연 우수한 곳이다. 블루로드서 만나는 횟집마다 대게를 삶는 냄새가 코를 자극한다. 블루로드 다리를 지나 죽도산 전망대에서 축산항 일대를 내려다보면 가슴이 뻥 뚫리는 듯 기분이 상쾌하다. 전체 거리는 12.2㎞이며 4시간30분 걸린다. 영덕군청문화관광과 (054)730-6514, 한국의길과문화 (02)6013-6610~2
제주올레길 1코스(시흥~광치기 올레)
걷기여행길에서 빼놓을 수 없는 길이 제주올레다. 제주올레 1코스 시흥~광치기 올레는 제주올레에서 가장 먼저 열린 길로 제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꼽힌다. 올레길 1코스는 제주 성산읍 시흥리에서 시작한다. 시흥초등학교에서 출발해 말미오름과 알오름에 올라 성산일출봉과 우도, 조각보를 펼쳐놓은 듯한 들판과 바다를 한눈에 볼 수 있다.올레길 1코스에서 바라보는 일출은 제주 대표 일출명소인 성산일출봉 이상의 감동을 준다. 코스 끝에는 유려한 곡선의 백사장과 거친 파도가 일품인 광치기 해변이 기다리고 있다. 전체 거리는 14㎞이며 4~5시간 걸린다. 제주올레 콜센터 (064)762-2190
최병일 여행·레저전문기자 skyc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