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점은행제 18년…54만명 '학사모'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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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며 학위·자격증 따고, 취업·승진에 정규직 전환까지…
'인생이모작 디딤돌' 자리매김
일·학습 병행, 경력개발 위해 학교 밖 학점 취득…수요 몰려
2015년 학습자 114만명으로 늘어
'테샛' 최고등급 받으면 20학점
입사시험 등에 큰 도움 '인기'

대학 부설 평생교육원 등 학점 인정기관에서 틈틈이 학점을 쌓았다가 자격을 충족하면 학위를 취득하는 학점은행제가 승진, 전직, 재취업, 창업 등 인생이모작 수단으로 인기다. 15일 교육부에 따르면 학점은행제를 통해 학위를 취득한 직장인 주부 등이 지난해까지 54만4051명으로 50만명을 넘어섰다. 다음주 열리는 전기 학위수여식에서도 3만여명이 학사모를 쓸 예정이다.1998년 도입 당시 617명이던 학점은행 학습자는 지난해 114만7928명으로 증가했다. 출범 초기 41개 전공은 110개 전문학사 전공과 116개 학사 전공으로 늘었다. 국가평생교육진흥원 조사에 따르면 학점은행 학습자의 58.6%는 ‘일과 학습을 병행하기 위해’ 학점은행제를 선택했다. 또 64.2%가 정규직 전환, 구직과 이직, 자격증 취득, 상급학교 진학 등에 유용한 경력 개발 수단이라고 답했다. 30대는 2013년(32%)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한 데 비해 40대는 2010년 16.4%에서 지난해 20.3%로, 50대 이상은 6.5%에서 9.4%로 증가하는 추세다.
학위 취득이 아니더라도 학점은행제는 어린이집 보육교사 등 자격증 취득의 유용한 수단이다. 경제이해력검증시험(TESAT·테샛)은 최고 등급을 받으면 20학점을 취득해 한 학기를 수강한 것과 같은 효과가 있는 데다 대학 졸업시험이나 기업 입사시험 자료로 활용되고 있어 응시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2014년 8만명대로 증가한 학점은행 학위 취득자는 지난해와 올해 다소 주춤한 상태다. 올 2학기부터 평생교육단과대학이 개설되면서 주부나 자영업자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보지 않고도 정규대학에 진학이 가능해 학점은행 수요를 일부 흡수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교육부 산하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은 평생교육단과대 개설 과목도 학점은행에서 인정하는 등 학점은행제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진흥원 관계자는 “노년학 불교학 신재생에너지학 지식재산학 등 신규 전공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지난해 출범한 K무크(한국형 온라인 공개강좌)도 학점으로 인정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등 학습 의지가 있는 누구라도 학점을 따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 학점은행제
대학 부설 평생교육원이나 전문학원 등 학점인정기관에서 다양한 형태로 이뤄지는 학습을 학점으로 인정하고, 학점을 쌓아 일정 기준을 충족하면 대학 학위를 주는 평생교육제도. 지난해 기준 533개 학점인정기관에서 114만여명이 학점은행제 학습에 참여하고 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