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혁신센터 1년] LG, 특허 5만4000여건 개방…지역 중소기업 해외시장 진출 도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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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

KPT가 대표적이다. KPT는 의약품의 제조기술을 응용해 화장품 원료를 생산하는 충북 청주에 있는 벤처기업으로 2005년 설립됐다. 이 회사는 세계 최초로 구슬 모양의 캡슐에 액체 화장품을 넣은 형태의 ‘에멀전 펄’이라는 원료 제형기술을 개발했다.하지만 이 기술을 응용한 상품 개발과 이를 활용한 판로 확보에 어려움이 있었다. KPT의 고민은 충북혁신센터가 출범하면서부터 풀리기 시작했다. LG생활건강이 KPT의 원천기술인 에멀전 펄을 기반으로 한 상품기획, 연구개발, 마케팅, 판매를 함께 진행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LG생활건강과 KPT는 약 4개월간의 공동연구 끝에 국내 최초로 ‘환’ 형태의 화장품인 ‘백삼 콜라겐 진주환’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지난해 7월 중순부터 전국 1200여개 더페이스샵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다. 올해는 중국 등 해외에 진출한 더페이스샵 매장을 통해 해당 제품의 해외 진출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화학약품 업체 지앤윈도 마찬가지다. 2013년 창업한 지앤윈은 한 번 코팅만으로 세 번 코팅한 효과를 낼 수 있는 단열 코팅액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생산라인이 없어 고민이었던 이 회사는 충북혁신센터의 도움으로 지난해 8월 말 충북 옥천에 공장을 세웠다. 충북혁신센터는 지앤윈의 스마트 팩토리 구축을 지원했다. 스마트 팩토리란 정보기술(IT)을 활용한 공정 개선작업을 통해 생산성과 품질을 높여주는 시스템이다. LG생산기술원 전문가들은 제조 설비의 설계, 구축, 운영 등 제품 생산의 모든 과정에 기술을 지원했다. 지앤윈은 중국, 캄보디아 등에서 플랜트 건설에 필요한 단열재 코팅액과 관련해 총 200억원의 수출 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다.광학, 산업용 내외장 보호필름을 생산하는 세일하이텍도 충북혁신센터의 도움으로 매출을 크게 늘렸다. 이 회사는 LG화학에서 특허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신사업에 진출했다. 기존 제품보다 성능이 더욱 향상된 2차전지 적용소재인 ‘스웰링 테이프’를 개발한 것. 이 회사는 스웰링 테이프 제조 공정과 관련, 국내에서 특허 출원을 완료했고 미국과 중국에서도 출원을 추진하고 있다.
또 LG전자 생산기술원의 도움으로 생산 수율도 크게 높아졌다. 7명의 생산기술원 엔지니어가 투입돼 생산성과 품질 향상을 위해 매달린 결과 73%에 불과한 필름 제조 수율이 90%까지 상승했다.
LG는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12월 미래창조과학부가 후원한 ‘2015 대한민국 창조경제기업대상’에서 ‘창조경제종합대상’을 받았다. 구본무 LG 회장은 “혁신은 혼자 힘으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며 “중소기업과의 상생협력을 통해 더 많은 혁신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