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K열풍에도 '우물 안 K패션'

20년 투자한 중국서도 맥 못춰

수출산업 변신 K뷰티와 대비

적자전환에 매출 수년째 정체
한류를 주도하며 수출산업으로 성장한 K뷰티와 달리 K패션이 심각한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해외시장 성과가 미미하고, 국내에서도 외국 브랜드에 밀리며 생존을 걱정해야 할 처지다.

17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표 의류 회사인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지난해 영업적자를 냈다. 전년 561억원에 달하던 흑자가 90억원 적자로 반전했다. SK네트웍스 패션부문과 LF의 영업이익도 각각 50.9%, 22.6% 급감했다. K뷰티 간판 기업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화장품 부문) 영업이익이 30~50% 급증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K패션은 특히 해외시장에서 외면받고 있다. 삼성물산은 1997년부터 20년 가까이 중국시장을 공략했지만 해외 매출 비중은 10%에 못 미친다. LF와 코오롱도 해외 매출 비중이 1~4%에 불과하다.

패션업계는 국내시장에서도 해외 명품과 유니클로 등 해외 제조·직매형 의류(SPA) 공세에 밀려 매출이 수년째 정체된 상태다.

한 중견 패션업체 임원은 “화장품회사들이 최고 엘리트를 중국에 파견하며 현지화한 것과 달리 패션회사들은 순환보직의 하나로 활용하는 등 안이하게 접근한 게 패인”이라고 진단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