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수협중앙회 "까다로운 중국인 입맛 잡아라"…내달 현지 판매법인 첫 설립

수협 올해 중점 사업

올해는 대중국 수산물 수출 원년
김치 넣은 해삼 등 새 상품 개발…중국 3대 온라인몰과 업무협약

노량진수산시장 전자경매 도입
그래픽=허라미 기자 rami@hankyung.com
수협중앙회는 올해를 ‘대(對)중국 수산물 수출’ 원년으로 잡았다. 새로운 시장을 확보하지 않으면 한국 해양수산업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위기의식 때문이다. 이를 위해 중국인의 입맛에 맞는 제품을 개발하는 태스크포스(TF)팀을 가동했다. 바다로 젊은이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다양한 유인책도 마련할 계획이다. 다음달 새롭게 개장할 현대화된 노량진수산시장이 자리를 잘 잡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도 올해 수협의 중점 사업 중 하나다.

중국에 첫 현지법인 설립최근 중국 뉴질랜드 등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한국 수산업은 위기에 봉착했다. 값싼 수산물이 밀려들어오면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야 한다는 숙제를 떠안게 됐다. 수협은 중국에 해산물을 수출해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한다는 전략이다.

한국의 지난해 해외 수산물 수출 실적은 19억달러(약 2조3000억원) 규모다. 이 중 대(對)중국 수산물 수출 규모는 3380만달러(약 410억원)로 아직 크지 않다. 수협은 중국의 수산물 수요가 계속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수협 관계자는 “한류(韓流) 등의 영향으로 중국인들의 한국 해산물 수요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 만큼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해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수협은 다음달 중국에 현지법인을 세우기로 했다. 회원 조합이 생산한 수산물을 수출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지난달엔 중국 3대 온라인 쇼핑몰인 ‘VIP닷컴’과 한국 수산물 판매를 위한 업무협약(MOU)도 맺었다. 중국인들이 한국 수산물을 ‘직구(직접구매)’할 수 있는 창구가 생긴 것이다.수협은 중국인 입맛에 맞는 수산물과 수산물을 원료로 한 상품, 상품 이름, 포장재 등을 연구하는 TF팀도 구성했다. 중국인들이 해삼을 좋아한다는 점에 착안해 해삼을 활용한 다양한 상품을 연구개발(R&D)하고 있다.

수협 관계자는 “해삼 안에 김치를 넣어 숙성시키면 식감이나 풍미가 좋다”며 “인삼이나 녹차 등 중국인이 선호하는 성분을 첨가해 건조시킨 멸치 등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FTA에 멍든 어업인 지원 확대올해 수협의 중점 사업 중 하나는 바다로 젊은이들을 끌어들이는 것이다. 국내 어업인의 평균 연령은 57세로 노령화 문제가 심각하다.

수협 관계자는 “수입 수산물이 밀려들어오면서 어업인들의 수익이 더욱 악화됐고 이는 젊은이들이 바다를 더욱 기피하는 요인이 됐다”고 말했다.

수협은 귀어(歸漁)한 지 5년 이내인 어업인과 귀어를 희망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성공적인 정착 사례와 정부 정책 등을 소개하는 자리를 최대한 많이 마련할 예정이다.또 수산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각종 장학금도 지급할 계획이다. 수산 관련 학과에 재학하는 대학생(7개 대학 150명)에게 총 3억원의 수산장학금을 지급하고, 해난사고 유자녀 장학금(100명 대상)으로 1억340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또 수산계 고교 학교운영비(1억3000만원)를 지원한다. 여성 어업인을 양성하기 위해 2억5000만원을 들여 여성 어업인 리더양성 워크숍 등도 연다.

어획자원이 줄고 있는 상황에서 수산자원을 지키기 위한 노력도 계속된다. 수산자원을 지키기 위해 수협은 올해 67개 수상종묘(12억원)를 바다에 방류하기로 했다. 이뿐만 아니라 패류 자원 보호를 위해 불가사리, 해파리 등 유해 생물 퇴치작업을 벌이고 처리 비용(1억2000만원)도 지원하기로 했다.

수산시장 효율성 높인다

노량진수산시장은 한국의 중심 수산물 유통시장이다. 수산물 도매시장은 수도권에 노량진을 포함해 가락·구리·강서·강동·강북 수산시장 등 총 6개가 있다. 노량진수산시장의 경매 거래금액은 나머지 다섯 곳의 경매금액을 합한 금액과 거의 맞먹을 정도로 크다. 미국의 미식 사이트인 ‘데일리 밀’에서는 세계 3대 음식시장으로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라보케리아 시장과 영국 런던의 장미 시장에 이어 3위로 노량진수산시장을 선정하기도 했다.

수협은 다음달부터 현대화된 노량진수산시장을 개장한다. 새로 문을 연 시장이 시행착오 없이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도 올해 수협의 큰 과제 중 하나다.수협은 현대화된 시장에 전자경매 방식을 전면 도입해 도매시장의 투명성을 확보, 전체 수탁 물량을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출하부터 제품 분산까지 전 과정을 시장운영정보시스템으로 통합 관리해 재고 관리의 효율성을 높일 예정이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