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대형마트, 소셜커머스와 가격 전쟁 선포…반응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들이 온라인쇼핑몰, 소셜커머스 등과 가격 전쟁을 벌인다.

소셜커머스와 온라인쇼핑몰에 생활필수품 시장이 잠식된 상황에서 가격 경쟁력을 부각시켜 고객들의 발길을 다시 되돌리겠다는 전략이다.포문을 연 것은 대형마트 업계 1위 이마트다.

이마트는 대형마트 업계 내에서 경쟁하던 기존 틀에서 벗어나 온라인몰과 소셜커머스 등 유통 전 채널로 가격 경쟁을 확대한다고 18일 밝혔다.

이마트는 첫 상품으로 온라인몰과 소셜커머스 업태의 대표 상품인 기저귀를 선정했다. 이날부터 온·오프라인 전 채널 최저가로 판매한다는 방침이다. 판매 상품은 하기스의 매직팬티 박스형(대형 92개 2만8500원·특대형 76개 2만9600원)과 마미포코 360핏 팬티 박스형(대형 72개 1만8500원·특대형 54개 1만7200원)이다. 이마트 매장과 이마트몰에서 동일한 가격에 판매한다.

이는 대형마트 업계와 비교해서는 최대 35%, 소셜커머스 등 온라인 업체보다도 최대 15%가량 저렴하다고 이마트는 주장했다.

이마트는 올 1월부터 8곳의 온·오프라인 유통업체 가격을 조사해 최종 판매가를 결정했다. 앞으로도 이들 업체의 주간 가격을 분석, 상시 최저가로 운영할 방침이다.해당 상품은 1주일간 각 5만여 개를 준비했다. 일시적인 품절이 일어날 경우를 대비, '품절제로보상제' 상품으로 지정한다. 품절제로보상제란 품절로 상품을 구매하지 못했을 경우, 보증 쿠폰을 지급해 7일 내 방문 시 기존 행사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한 이마트의 서비스다.

이마트는 "일부 업체가 한정된 적은 수량을 최저가로 내세워 소비자를 현혹, 가격 질서를 흔드는 관행에서 탈피해 정상적인 가격 경쟁 체계를 만들어 가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마트는 이번 기저귀 최저가 판매가 소셜커머스 업체를 정조준한 시도라고 전했다. 이마트가 대한민국 소비자가 언제든 가장 좋은 가격으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유통업체임을 다시 한번 각인하고, 소셜커머스에 영향 받은 일부 상품에 대한 경쟁력도 회복하겠다는 전략이다.지난해 이마트의 기저귀 매출은 26.3% 감소했다.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소비자를 집중 공략한 핵심 상품이어서 매출에 타격을 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마트는 기저귀를 시작으로 최저가 상품을 늘릴 예정이다. 이마트에 이어 롯데마트도 소셜커머스와 가격 전쟁을 선포했다.

롯데마트는 이날부터 분유 상시 최저가 판매에 돌입한다. 분유 품목 매출 1위 제품인 남양 임페리얼 XO(800g 3개) 3단계를 5만5600원에, 4단계는 5만6600원에 판매한다. 이는 온·오프라인을 합친 전체 유통채널에서 가장 낮은 가격이라고 전했다.

송승선 롯데마트 유아용품부문장은 "아이를 키우며 상대적으로 부담이 큰 분유가격을 낮춰 가계부담을 줄이고자 했다"며 "추후 조사를 통해 지속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유아용품을 판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생수 등 무겁고 부피가 큰 생활필수품의 경우 집에서 편하게 받을 수 있어 온라인 쇼핑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쿠팡의 경우 자체 배송 시스템인 '로켓배송'을 내세워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이에 고객을 뺏긴 대형마트 업계에서 20~30대 주부 수요를 공략할 수 있는 기저귀와 분유로 전격적으로 대응에 나섰다고 유통업계에서는 풀이했다.

대형마트의 공세에 대해 소셜커머스와 온라인 쇼핑몰 업계는 초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보다는 우선 지켜보자는 분위기다.

규모와 시스템을 갖춰 유통업계의 '공룡'으로 불리는 대형마트발(發) 가격 전쟁의 여파를 우려하면서도 특정 상품 위주로만 진행돼 큰 영향이 없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모바일 경쟁력에서 소셜커머스 등이 우위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쿠팡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 대형마트발(發) 가격 전쟁과 관련해 내놓은 별도의 대응책은 없다"며 "배송에 우위를 갖추고 있다고 자부하고, 여파를 예단하기 보다는 우선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티몬 관계자는 "소셜커머스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연령층은 마트에 갈 시간이 없는 30대 여성"이라며 "가격이 낮아졌다고 오프라인으로 소비자가 몰리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정민·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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