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보며 걷는 '스몸비' 골머리

보행자 사고 4년새 124% 늘어
스마트폰 사용자 전용도로 등장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며 길을 걷는 ‘스몸비(smombie)’로 세계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몸비는 스마트폰(smart phone)과 좀비(zombie)의 합성어다. 스마트폰 사용에 몰입해 주변 환경을 인지하지 못하고 걷는 사람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미국에서 발생한 보행자 사고의 약 10%가 주위를 살피지 않고 스마트폰을 보며 걷다 일어난 것으로 추정했다. 그중 매년 6명이 사망한다는 분석이다. WSJ가 미국소비자안전위원회(CPSC)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10년 이후 2014년까지 스마트폰을 보며 걷다 사고가 나 응급실을 찾은 보행자가 124% 늘었다. 최근 중국에서는 스마트폰을 보며 걷던 여성이 강에 빠져 사망하는 사건이 있었다.스몸비가 사회 문제로 불거지자 각국은 대책 마련에 나섰다. 홍콩의 도로에는 ‘휴대폰만 보며 걷지 마세요’ 같은 지시문이 적혀 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중국 충칭에서는 스마트폰 사용자 전용 도로를 제작했다. 스웨덴 스톡홀름 당국은 도로에 스마트폰을 보며 걷는 사람을 조심하라는 내용의 경고판(사진)을 설치했다.

WSJ는 스몸비 문제를 기술로 해결하려는 움직임도 있다고 소개했다. 미국 럿거스대는 위치확인시스템(GPS)을 이용해 교차로를 지날 때 스마트폰 스크린을 잠그는 기능을 연구하고 있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