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형표 국민연금 이사장 "국민이 낸 연금으로 총선 복지 공약 안될 말"

문형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사진)이 국민연금 기금을 총선 복지공약 재원으로 활용하자는 주장에 대해 부정적인 뜻을 내비쳤다.

문 이사장은 23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치권에서 국민연금 기금을 활용하는 총선 공약을 내놓은 데 대해 “국민연금 기금은 국민들이 맡긴 돈으로 다시 돌려줘야 한다”며 “안정성과 수익성이라는 국민연금 기금 운용 대원칙 중 어떤 것도 훼손해선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국민연금 기금을 무분별하게 복지 재원으로 활용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뜻을 밝힌 것이다.다만 문 이사장은 “대원칙 내에서라면 공익을 위해 쓰일 수 있는 다양한 가능성은 열어 둘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40%에서 50%까지 올려야 한다는 일부 주장에 대해서도 다음 세대를 고려해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그는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고 우리가 (돈을) 안 내면 누군가는 낸다”며 “소득대체율을 올린다고 한다면 거기에 상응하는 재원 마련 대책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보건복지부 장관 시절에도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인상에 반대했다. 기금운용본부의 공사화에 대해서는 “기금 운용엔 전문성 독립성 투명성이 필요하고, 책임 있는 지배구조로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공사화의 필요성을 간접적으로 언급한 것이다. 문 이사장이 장관으로 재직 중이던 지난해 7월 복지부는 기금운용본부를 국민연금공단에서 분리하는 내용의 정부 개편안을 내놓은 적이 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