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중력파 나오기까지 100년…세계 과학계의 '무한도전'

중력파, 아인슈타인의 마지막 선물

오정근 지음/ 동아시아/ 292쪽/ 1만6000원
지난 11일 ‘중력파’가 검출됐음이 세상에 알려졌다. 아인슈타인이 1915년 일반상대성이론을 발표한 직후 그 존재가 이론적으로 예견된 중력파는 질량을 가진 물체가 진동할 때 시공간에서 전파되는 파동이다.

중력파 검출을 위해 세운 라이고(LIGO:Laser Interferometer Gravitational-wave Observaroty)가 지난해 9월 직접 검출에 성공했고, 여러 단계의 검증을 거쳐 이날 공식 발표했다. 아인슈타인이 일반상대성이론을 발표한 지 딱 100년이 지난 시점이다.
때맞춰 출간된 오정근 국가수리과학연구소(NIMS) 선임연구원의 《중력파, 아인슈타인의 마지막 선물》 은 중력파 이론이 제시되고 검출에 성공하기까지 지난 100년간 과학계의 도전을 담았다. 중력파가 등장하게 된 역사적 배경과 정의, 최초 검출 실험부터 시작해 ‘레이저 간섭계’ 중력파 검출기인 라이고 설립 배경과 과학협력단의 활발한 연구활동 등을 설명한다.

우리 주변의 질량을 가진 모든 물질이 중력파를 발생시키지만 거의 없는 거나 마찬가지일 정도로 파동 세기가 약하다. 중력파 세기는 ‘어떤 길이의 물질이 중력파에 의해 얼마만큼 변화되었는가’를 나타내는 변형률로 측정한다. 이 변형률은 매우 작다. 예컨대 태양 정도 크기의 물질에 중력파가 지나가면 수소 원자 반지름만큼의 길이 변화가 일어난다.전자기파는 맥스웰이 이론으로 정립한 지 30년도 채 되지 않아 헤르츠에 의해 실험적으로 밝혀졌지만, 중력파는 그 세 배가 넘는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검출에 성공한 이유다. 풀기 어려운 과학적 사실을 밝히기 위해 미국은 1조원 가까이 투자했다. 물리학자 조지프 웨버(1919~2000)가 선구적으로 직접 검출 시도를 시작한 이후 과학자들은 협력단을 꾸려 꾸준히 노력해왔다.

중력파 검출 100년의 역사를 살펴보는 것은 단순히 특정 과학 이슈에 대한 탐구를 넘어 현대 과학이 발전해가는 모습의 단면을 살필 수 있는 기회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