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 카톡'에 지친 직장인…업무용 메신저에 응답

업무용 기능 강화한 메신저 줄이어…글로벌 IT 기업도 잰걸음
사진제공: 토스랩
#. 직장인 황경미 씨(가명)는 최근 회사에서 입장이 난처해졌다. 동료들과 공유하는 단톡방(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 실수로 상사에 대한 뒷담화를 남긴 것. 하나의 메신저로 개인적인 대화를 나누고 업무도 처리하면서 벌어진 일이었다.

#. 중소기업에 다니는 김재환 씨(가명)는 퇴근 후에도 울리는 '카톡' 소리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일상적 메세지 외에도 업무용 지시가 오는 경우가 많아서다. 때문에 집에서도 휴대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그다.업무용 메신저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메신저가 기업 커뮤니케이션의 필수 도구로 떠오르면서 협업 기능을 강화한 메신저들이 속속 선을 보이고 있다. 일상용 메신저에 대한 피로도가 높아진 것도 업무용 메신저에 대한 욕구를 키웠다는 분석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아지트'를 업무용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로 개편하기 위해 개발자를 모집하고 있다.

카카오 아지트는 지난해 11월 종료된 비공개 그룹형 커뮤니티 서비스다. 초대한 인원을 대상으로 사진, 동영상, 일정 등을 공유하는 방식이었다. 카카오는 여기에 업무용 기능을 강화해 상반기 내 새로운 아지트를 선보일 예정이다.앞서 업무용 메신저 '잔디'를 내놓은 토스랩은 빠르게 이용자를 늘리고 있다. 지난해 5월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현재까지 4만5000개 이상의 기업과 팀을 이용자로 확보했다. 지난해 1월과 비교하면 20배 이상 성장한 규모다.

일반 메신저 기능에 중점을 뒀던 SK커뮤니케이션즈(이하 SK컴즈)의 '네이트온'도 업무용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국내 메신저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한 카카오톡과 차별화된 노선을 가기 위해서다.

이미지 제공: SK컴즈
SK컴즈는 지난달 협업 기능을 강화한 '네이트온 6.0' 버전을 출시했다. '팀룸' 기능으로 개인 영역과 업무 영역을 분리시킨 것이 특징이다. 새로운 인원이 팀룸에 참여해도 기존 업무 관련 내용을 공유할 수 있다.

업무용 메신저 시장에 군침을 흘리는 것은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도 마찬가지다. 업무용 메신저를 개발하거나 관련 기업을 인수하면서 시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파이'를 인수한 구글이 대표적이다. 파이는 업무용 메신저 서비스를 개발한 인도 스타트업이다. 직장 내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메신저의 보안 기능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페이스북은 지난해 11월 '워크챗'을 공개하고 시범 서비스에 돌입했다. 워크챗은 기업 전용 메신저로 직원들 간 메세지 공유, 음성 채팅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토스랩 관계자는 "아시아 기업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 시장은 아직 규모가 작지만 20% 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며 "이에 따라 미국의 슬랙, 인도의 파이, 중국의 팀비션, 일본의 챗 워크 등 다양한 협업툴이 아시아 시장을 잡기 위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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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리 한경닷컴 기자 now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