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수수료 인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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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운용 이어 미래에셋 가세…'TIGER200' 연 0.05%로미래에셋자산운용이 2일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TIGER200’의 수수료를 연 0.09%에서 0.05%로 내렸다.
TIGER200은 시가총액이 1조9000억원에 달하며 삼성자산운용의 ‘KODEX200’과 함께 코스피200지수와 연계한 ETF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서유석 미래에셋자산운용 ETF부문 사장은 “주요 선진국이 ETF 수수료를 잇따라 하향 조정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ETF 수수료를 업계 최저 수준으로 낮췄다”고 말했다.자산운용사들의 ETF 수수료 인하 경쟁은 최근 들어 치열해졌다. 업계 1위 삼성자산운용은 지난달 5일 KODEX200의 수수료를 연 0.26%에서 0.15%로 내렸다. 3위 업체인 KB자산운용은 이미 ‘KSTAR200’의 수수료를 연 0.07%까지 낮춘 상태다.
업계에선 ETF가 사실상 ‘무보수 상품’이 됐다고 설명한다. 설정액 1조원짜리 ETF를 0.05% 수수료로 1년간 운용할 때 벌어들이는 돈은 수탁 은행에 돌아가는 몫을 합해 5억원에 불과하다. 인건비와 시스템 유지비용 등을 감안하면 사실상 적자라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경쟁사에 투자자를 빼앗기지 않으려면 수수료를 낮출 수밖에 없다”며 “ETF를 편입하는 로보어드바이저 연계상품과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수익을 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해외 자산운용사도 ETF 수수료를 내리는 추세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지난해 말 미국 S&P500지수를 추종하는 ‘아이셰어 코어 S&P ETF’ 등 7종류 상품의 연간 보수를 종전 연 0.07%에서 0.03%로 인하했다. 미국 최대 인터넷 전문금융사인 찰스슈워브도 ‘US 대형주 ETF’의 보수를 연 0.04%에서 0.03%로 낮췄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