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 크루거 전 IMF 수석부총재 "브렉시트 등 유럽 위기 올 세계경제 최대 위협"

세계경제연구원서 강연

"인기영합 정책 탈피하고 구조개혁 서둘러야"
“올해 세계 경제의 가장 큰 위험 요소는 유럽에 있다.”

앤 크루거 전 국제통화기금(IMF) 수석부총재(사진)는 2일 서울 소공동 더플라자호텔에서 세계경제연구원 주최로 열린 조찬강연회에서 “규모가 큰 유럽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 세계 경제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유럽 경제에 불확실성을 가져오는 요인으로는 그리스에 다시 찾아올 것으로 예상되는 경제 위기와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가능성, 난민 대량 유입에 따른 유럽의 분열, 동유럽 국가의 경제 정책 변화 등을 꼽았다. 그는 “유럽의 위기가 미국 경제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며 “이는 다시 세계 경제에 악순환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크루거 전 부총재는 세계 경제에 대해 “최근 미국 경제가 회복되고 있지만 신흥국 등 다른 지역은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과거엔 세계 경제가 미국과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지만 2~3년 전부터는 엇갈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미국 경제가 상당 기간 연간 2.5% 안팎의 견실한 성장세를 보이겠지만 다른 나라의 성장까지 견인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에 대해서는 국제 무역 자유화를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무역으로 성장한 한국에 세계 무역시스템은 중요하다”며 “세계무역기구(WTO)에서 한국이 리더십을 발휘해 주도적인 역할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서비스 부문에서의 무역 자유화는 이 부문의 효율성을 높일 것”이라며 “한국은 서비스산업 개방으로 큰 이득을 보는 국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크루거 전 부총재는 각국 정부의 부채 증가도 장기적으로 세계 경제의 큰 위협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대부분의 국가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이 높은 상황”이라며 “인기영합정책을 펴는 정치권의 반대를 무릅쓰고 구조개혁을 단행할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