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 뉴타운, 변두리 아닌 중심으로 '탈바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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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부터 연말까지 5개 단지서 4400가구 공급현대건설, GS건설, 롯데건설 등 대형 건설회사들이 이달부터 서울 은평구에서 아파트를 앞다퉈 내놓는다. 은평구 일대에서 연말까지 공급이 예정된 아파트는 5개 단지, 4400여가구에 달한다. 주변에 롯데몰, 신세계몰, 이케아 등 대형 쇼핑몰이 올해 말부터 잇따라 개점하는 게 특징이다.◆ 대형 복합쇼핑몰 개점 잇따라
롯데몰·신세계몰·이케아, 올해 말부터 잇따라 개점
인프라 확충이 활발한 곳에서 나오는 아파트는 인기를 누린다. 경기 광명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아파트 청약 돌풍이 일어난 배경으로 글로벌 가구매장인 이케아가 개점한 게 꼽힌다. 그동안 부족했던 생활편의시설이 해소되면서 실수요자들이 몰렸다.비슷한 파급 효과가 서울지하철 구파발역(3호선) 일대에서 재현될 조짐이다. 구파발역에는 쇼핑몰, 대형마트, 영화관 등으로 구성되는 대형 복합쇼핑센터인 롯데몰이 오는 12월 개점할 예정이다. 구파발역에서 두 정거장 거리인 삼송역 인근에는 36만㎡ 규모의 교외형 복합쇼핑몰 신세계몰도 내년 개점한다.
삼송역에서 한 정거장 떨어진 원흥역 부근에는 연면적 16만㎡의 글로벌 가구매장 이케아 2호점이 내년에 문을 연다. 800병상 규모의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과 서울 여러 곳에 흩어져 있는 소방기관을 한곳으로 이전하는 소방행정타운도 각각 2018년 구파발역 인근에서 문을 열 예정이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팀장은 “지난해 1월 롯데몰 착공을 전후해 구파발역 일대에서 공급된 오피스텔 및 상가의 분양실적이 좋았다”며 “아파트 청약에서도 대형 쇼핑몰 개발 호재가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중소형 면적 아파트 분양 많아
일단 은평구 일대 청약시장의 출발은 순조로운 편이다. 부동산 개발회사인 신영이 지난 1월 말 선보인 서울 은평뉴타운 마지막 분양 물량인 ‘은평 지웰 테라스’는 평균 5.2 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계약도 순조롭게 이어가고 있다. 중대형 공급이 많았던 은평뉴타운에서 중소형 면적 위주로 설계해 실수요를 공략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앞으로 나올 아파트들도 중소형 면적 위주로 구성되는 게 특징이다. 현대건설이 녹번역 바로 앞에서 지을 ‘힐스테이트 녹번’은 전용면적 49~84㎡로 구성한다. GS건설도 은평뉴타운 내에서 지하철역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짓는 ‘은평스카이뷰자이’의 모든 세대를 전용 84㎡로 구성해 내달 분양한다. 롯데건설, SK건설, 현대산업개발 등도 하반기 전용 36·49㎡의 틈새면적을 포함해 중소형 면적으로 구성한 주택을 선보인다. 김광석 리얼투데이 이사는 “대형 쇼핑몰 개발 등으로 은평구 일대 아파트값이 지난해 오름세를 보였다”며 “실수요자 위주 시장인 만큼 청약 결과는 분양가에 좌우될 것”으로 내다봤다.◆ 은평구 아파트값 꾸준한 오름세
은평구 일대 아파트 매매가는 최근 2년간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려왔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은평구 아파트 매매가는 이달 기준 3.3㎡당 약 1267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217만원) 대비 4% 정도 상승했다. 뉴타운이 조성된 진관동과 녹번동, 불광동은 3.3㎡당 1350만~1450만원으로 이 지역 집값을 주도하고 있다.
은평뉴타운 1지구 전용 84㎡ 매매가는 5억2000만원 선이다. 2008년 입주 당시 3억4000만원에서 지난해 1분기 4억7000만원 수준까지 오른 데 이어 최근 1년 동안 10%가량 더 뛰었다. 은평공인 관계자는 “은평뉴타운 1지구 아파트는 한때 분양권 프리미엄이 1억5000만원에 달할 정도로 인기였지만 교통 및 편의시설이 부족하다는 약점 때문에 인기를 이어가지 못했다”며 “대형 쇼핑몰이 개점하고 광역급행철도(GTX) 등 교통망 개선도 기대되면서 이 지역이 재조명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아파트 매매가 상승과 함께 단독주택용지 분양에도 속도가 붙었다. 서울시 SH공사가 분양 중인 은평구 진관동 단독주택용지는 최근 6개월간 20필지가 팔렸다. 총 101필지(3만2215㎡) 중 32필지만이 남았다. 분양가는 3.3㎡당 690만~780만원으로 근처 불광동 갈현동의 절반 수준이다.
단독주택 용지와 접해 있는 은평한옥마을은 2014년 말 156필지가 모두 팔렸다. 현재 10여채 한옥이 지어져 입주를 진행 중이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은평 한옥마을의 인기에 힘입어 단독주택용지도 꾸준히 소진되고 있다”며 “분양가도 합리적인 편이라 편의시설까지 들어오면 잔여분이 빠르게 팔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소은 한경닷컴 기자 luckyss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