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죽어도 좋다"…수도권 65곳 '2 야당 생존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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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연대도 거부한 안철수 "통합은 만년 야당 하자는 얘기"안철수 국민의당 상임 공동대표는 6일 “적밖에 없는 힘들고 두려운 광야에서 결코 돌아갈 수 없다”고 했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야권 통합 제안에 대한 거부 방침을 재확인한 것이다. 당내 ‘통합불가피론’을 차단하려는 차원에서 “이 광야에서 죽어도 좋다”는 표현까지 썼다.
김종인 더민주 대표에 직격탄
국민의당 '가시밭길' 예고
수도권 지지율 3%대로 '뚝'…천정배와 '연대 갈등' 가능성
수도권 총선 판세 '안갯속'
19대 때 33곳 5%내 '박빙승부'…일여다야로 경합지역 두 배로
안 대표는 수도권의 야권 선거연대 문제에 대해 “우리의 분명한 목표는 기득권 양당체제를 깨는 것”이라고 했다. 최원식 당 수석대변인은 “수도권 선거연대도 없다”고 못 박았다. 안 대표가 김 대표의 통합 제의를 ‘정치공작’으로 규정, 독자노선 강행을 선언하면서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선거는 야야(野野) 간 ‘치킨게임’으로 흐를 가능성이 커졌다.지난 19대 총선 수도권 지역구 112곳에서 5%포인트 이내 박빙 승부를 벌인 곳은 32곳이었다. 10곳이 늘어 122곳이 된 20대 총선에서 양당 지지율 추이 등을 감안하면 박빙 승부처는 19대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더민주 총선기획단 관계자는 “지난 총선에서 야당이 선거연대를 통해 차지한 의석은 65개였다”며 “이들 의석은 야당 후보들이 경쟁을 벌이면서 여야 간 초박빙 지역으로 살얼음 승부를 벌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과거 선거에서 표심이 요동치는 속성으로 ‘스윙스테이트(특정 정당이 압도적인 지지를 얻지 못하는 지역구)’로 분류된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선거구(122개)뿐만 아니라 충청권 등 중원 지역 표심도 ‘안갯속’으로 변할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다. 최근 지지율이 추락하고 있지만 막상 선거가 치러지면 국민의당이 야권층을 중심으로 적잖은 반향을 불러일으킬 것이란 분석이 많다. 더민주 총선 전략을 맡고 있는 한 당직자는 “현재 예비후보등록 현황을 볼 때 국민의당이 수도권에서만 87곳에 후보를 냈고, 계속 공모를 받고 있다”며 “여당 독식을 저지하기 위한 야권 내 전략적 투표를 기대하기에는 상황이 너무 비관적”이라고 말했다.안 대표와 김 대표가 야당 통합에 대한 현격한 인식 차이를 드러내면서 서로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안 대표는 이날에도 “김 대표는 지난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와 함께하면서 문재인과 민주당에 정권을 맡기면 안 된다고 한 분”이라며 “내가 야권 통합을 위해 세 차례나 양보하는 동안 김 대표는 새누리당 세 확산을 위해 헌신했다”고 비난했다. 김 대표는 “죽어도 못하겠다는 사람과 이야기할 수 없는 것”이라며 “자제력을 잃은 상태에서 말을 했다고 생각된다. 논할 가치가 없다”고 맞받았다.
안 대표가 야권 통합 불가론을 분명히 하고 있지만 야권의 선거연대 불씨가 완전히 사그라졌다고 보기는 힘들다는 분석이 많다. 천정배 공동대표를 비롯해 김한길 상임 공동선거대책위원장, 박지원 의원 등 국민의당 중진은 독자 신당보다 ‘여당 과반의석 저지’에서 총선의 의미를 찾고 있기 때문이다. 천 대표는 이날 “창당한 지 한 달이 지났고 선거도 다가왔지만 새누리당의 압승을 저지할 수 있을까라는 위기 의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도 ‘통합이 최선이지만 차선은 야권연대’라는 속내를 수차례 내비쳤다.
은정진/김기만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