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대결] 알파고 실수 연발…"이세돌 우위 점했다"

9일 첫 대국에 임하는 이세돌 9단(오른쪽)과 알파고. / 구글 제공
[ 김봉구 기자 ] 120수를 넘어선 첫 대국에서 이세돌 9단의 승리가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대국 시작 후 2시간30분 가량 지난 시점에서 알파고의 실수로 보이는 수가 이어지며 이 9단이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평가다.

한경닷컴과 아프리카TV의 공동 생중계에서 해설로 나선 손근기 사범(5단)과 김진호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 김미리 사범(3단)은 “확실하게 이세돌 9단에게 흐름이 왔다. (두 시간을 넘어가면서) 알파고의 악수가 연속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손 사범과 김 사범은 “승부는 사실상 결정된 것 같다. 중반을 넘어가면서 흑돌이 무난하게 이기는 흐름으로 흘러가고 있다”며 이 9단의 승리를 확신했다.

이들은 “알파고가 후반부에 크게 무너지는 형국이다. 실수를 연발하고 있는데 이 정도 수읽기 능력이라면 실수가 아니라 알파고의 수준이 이 정도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통상 프로바둑기사라면 돌을 던질 상황으로 보인다. 김 교수는 “알파고가 (돌을 던지는 데) 짜다. 계산을 통해 승률이 10% 이하로 내려갔을 때 졌다고 인정하는 것으로 시뮬레이션 돼있다”고 전했다.다만 손 사범과 김 사범은 “중반 이후 무너지는 형세지만 알파고가 생각보다 잘 뒀다. 끈끈하게 버틴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반면 김 교수는 “모두 이세돌 9단의 우세를 예상했을 때 알파고 개발자가 ‘그들은 프로그래머가 아니다’라고 자신있게 얘기했는데 생각보다 프로그램의 허점이 노출된 것 같다”면서 “앞으로의 대국도 (알파고가 이기기)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구글이 다음 도전 종목으로 제시한 전략시뮬레이션게임 ‘스타크래프트’를 알파고가 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는 “알파고는 자신이 바둑을 두는 것을 모른다. 문제를 해결하는 것으로 인식한다”며 “그러므로 알고리즘을 적용하면 스타크래프트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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