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윤상현 사과' 거부…공천갈등 폭발한 새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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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현 막말 녹취록' 후폭풍
김 대표측 "윤 의원 정계 은퇴하라"
최경환 "파문 확대땐 당 우스워져"
친박은 "개인 실수"…진화 나서
추가 공개된 '낙천' 녹취록에
친박계 의원 등 실세 2명 등장


윤 의원의 발언을 공개했던 방송사는 이날 녹취 내용을 추가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윤 의원은 통화 과정에서 “A형, B형과 함께 (김 대표의 낙천을) 이야기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A형·B형으로 지칭한 인물의 실명은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모두 친박계 핵심으로 A씨는 친박계 내부에서 신망이 두터운 박근혜 정부의 실세 현역의원, B씨는 2012년 대통령선거 당시 중요한 역할을 한 인물이라고 이 방송은 보도했다.
당사자인 김 대표는 이날 최고중진연석회의와 이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침묵으로 일관했다. 하지만 비박(비박근혜)계는 부글부글 끓고 있다. 친박계가 비박계 특정 의원을 겨냥한 발언이 공개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최근엔 한 친박계 핵심인사가 유승민·이종훈 의원 등을 직접 거론하며 “반드시 죽이겠다”고 한 발언이 알려지기도 했다. 친박계 핵심인사가 개입한 공천 살생부가 확인된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이재오 의원은 이날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윤 의원의 전화를 받은 사람은 공천을 통하거나, 권력을 통하거나 김 대표를 죽여버릴 만한 위치에 있는 사람일 것”이라며 “또 (윤 의원이) ‘다 죽여’라고 하는 ‘다’에 언론에서는 괄호 하고 비박계라고 써놓는다”고 말했다. 공관위원인 홍문표 제1사무부총장은 “이보다 더 작은 막말도 심사하고 있다. 윤 의원이 정계를 스스로 은퇴하든지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친박계는 윤 의원의 개인적인 실수로 선 긋고 진화하기 위해 애썼다. 이날 친박계 ‘큰형’인 서청원 최고위원은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김 대표가 상처입은 것 같아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몸을 낮췄다. 그는 인재 영입과 전략 공천을 둘러싸고 김 대표와 공개적으로 날을 세운 바 있다. 서 최고위원은 이어 “중요한 시기에 그런 발언은 잘못된 것”이라며 “당사자인 윤 의원이 김 대표를 직접 찾아가 정중하게 사과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최경환 의원 역시 김 대표 측근을 통해 “이 파문을 확대하면 당의 모습이 우스워진다”며 “조용히 넘어가자”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수영/박종필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