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lf]실수 줄여야 타수도 줄어요…3월 라운드 '일곱 가지 꿀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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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봄엔 싱글!

그린부터 그렇다. 단단한 듯하지만 잔디가 짧지 않아 의외로 빠르지 않다. 러프와 그린 에지는 들떠 있어 클럽 헤드가 제대로 공을 맞히지 못한다. 비거리는 길었다가 짧았다가 들쭉날쭉하다. 이런 첫 라운드 결과에 지나치게 실망한 나머지 갑작스런 스윙 교정이나 무리한 장비 교체로 이어지면 문제다. 다시 오랜 적응 기간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많은 프로들이 '3월이 1년 골프 농사를 좌우한다'고 자주 말하는 게 그래서다. 한 해를 여는 첫 단추, 3월 골프에 실패하지 않는 첫 티오프 일곱 가지 체크포인트를 모았다.
1 거울을 보라마음을 가라앉히고 우선 거울부터 보자. 셋업을 다시 확인하기 위해서다. 그립을 잡은 손의 모양, 공을 놓는 위치, 발을 벌린 넓이 등 최소한 세 가지 정도는 확인하는 게 필수다. 느린 속도로 빈 스윙을 해서 헤드가 지나가는 궤적이 ‘아웃-인’ 모양인지, ‘인-아웃’ 형태인지도 점검해 봐야 한다. 자신이 어떤 규격으로 공을 치는지 기준을 잡아 놓으면 샷 실수가 나왔을 때 진짜 원인을 찾는 게 비교적 수월하기 때문이다. 겨우내 라운딩이나 연습량이 부족했다면 스윙이 자기도 모르게 바뀌는 경우가 흔하다. 김용준 KPGA 프로는 “겨울 동안 레슨을 받았다 하더라도 무의식적으로 이전의 습관이 실전에서 다시 나오는 경우가 90% 이상”이라며 “마음을 비우고 기본으로 돌아가는 게 좋다”고 말했다.
2 그린에 미리가라
골프는 부지런해야 이기는 게임이다. 라운드 전 그린 빠르기만 점검하는 습관만 잘 들여도 타수를 줄일 수 있다. 시간도 10분이면 족하다. 초봄 그린은 잔디 보호를 위해 모래를 깔아놓거나 깎지 않아 그린 속도가 느린 게 보통이다. 첫 홀에서 턱없이 홀컵에 못 미치면 3퍼트를 하기 마련이고, 퍼팅이 불안정하면 다음 홀 아이언 샷과 웨지샷에도 영향을 미친다. 홀컵에 더 바짝 붙이려는 욕심과 무의식이 작동하기 때문이다. 조던 스피스(미국),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등 세계 최강 골퍼들도 쇼트 퍼팅이 잘 안 되면 아이언 샷 정확도까지 덩달아 떨어진다. 그린 한 쪽 끝에서 한 쪽 끝으로 길게 공을 굴려 거리감을 느끼는 연습과 경사면에 있는 홀컵 주변 동서남북 네 곳에서 홀컵에 넣어보며 오르막 내리막 경사를 느끼는 연습이 타수를 줄여주는 효과가 높다.3 에이밍을 점검하라
동반자나 캐디 등에게 부탁해 티샷을 위해 어드레스한 뒤 뒤를 봐달라고 하면 좋다. 많은 주말 골퍼들은 목표물을 향해 서는 에이밍에서 엉뚱한 곳을 향해 서 낭패를 보는 경우가 많다. 슬라이스가 많이 나는 골퍼들은 자꾸만 목표지점보다 점점 더 왼쪽을 향해 서려 하고, 훅이 심한 골퍼라면 점점 더 오른쪽을 보려 하는 심리가 강해지기 때문이다. 더 심한 슬라이스와 훅이 나는 원인이다. 똑바로 섰을 때의 공이 날아가는 방향을 확인해야 다음 홀부터 일관된 샷이 가능해진다.
4 첫 티샷은 50%의 힘으로‘동계훈련’을 착실히 한 골퍼든 아니든 첫 티샷에 힘이 들어간다. 뭔가 보여주고 싶고, 자존심을 지키려는 욕심이 앞선다. 결과는 뻔하다. 예전의 ‘병증’들이 다시 터져 나올 가능성이 높다. 첫 티샷이 18홀 전체를, 첫 라운드가 1년 라운드를 지배할 수 있는 만큼 비거리 욕심을 버리고 페어웨이를 지키는 데만 집중해 보자. 단 50% 스윙이라고 해도 백스윙을 작게 해서는 안 된다. 어깨 회전은 충분히 해줘야 한다. 자칫 팔로만 들어서 하프스윙을 하다가는 다운스윙이 가팔라져 공이 공중으로 높이 뜨는 일명 ‘뽕샷’을 할 수 있다.
5 점에 집중하라
골프 하수들은 면(面)을 생각하지만 고수들은 점(點)을 생각한다. 공이 떨어질 곳을 ‘벙커 오른쪽’ ‘나무 왼쪽’ 등으로 넓게 잡으면 대충 칠 확률이 높다. 페어웨이 가운데에 있는 하얀 표지석 등 분명하고도 작은 목표물을 설정하는 게 방향성에 좋다. 공에도 점을 찍어 놓고 티샷과 퍼팅을 할 때 헤드 페이스로 그 점을 때린다는 생각으로 하면 집중이 잘되고 일관된 샷이 나올 확률이 높다. 실제 많은 고수들은 골프공 대신 콩이나 비비탄 등으로 샷 연습을 한다.6 궁금해하지 말라
욕심이 앞설수록 내 샷의 결과가 궁금해진다. 하지만 참는 게 이롭다. ‘헤드업’의 심리적 바탕이 ‘궁금함’이어서다. 결과보다는 과정에 집중해야 실제 결과가 더 좋아진다. 스포츠심리학 전문가인 김병준 인하대 교수는 “공을 때린 이후는 통제할 수 없다”며 “통제할 수 없는 결과를 마음 편하게 받아들이겠다고 마음먹어야 골프가 편해진다”고 말했다.
7 네버 업, 네버 인 (never up, never in)멀리 보면 첫 라운드 성적이 나빠도 마음이 편하다. 습관을 들이는 출발이기 때문이다. 공이 홀컵을 지나가게 치겠다는 생각만 습관화해도 타수는 줄어든다. 지나간 공을 다시 한 번 퍼팅해 홀컵에 넣는 게 턱없이 짧게 친 공을 퍼팅으로 넣는 것보다 유리하다. 지나간 공은 궤적을 남기지만 홀컵에 못 미친 공은 홀컵까지의 정보를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골프는 사소한 정보가 승패를 결정하는 게임이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