깐부치킨 등 외식 프랜차이즈업체 잇따라 경영권 매각 나서
입력
수정
지면B7
BHC치킨·할리스커피 등도 팔려외식과 음료 프랜차이즈업체가 잇따라 인수합병(M&A) 매물로 나오고 있다. 초기 성장 전략이 한계에 다다르자 창업자들이 사모펀드(PEF) 등에 속속 경영권을 매각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초기 성장 전략 한계 이르자 창업자들 사모펀드 등에 매각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치킨 프랜차이즈업체 깐부치킨은 최근 LEK컨설팅을 매각주관사로 선정하고 경영권 지분 매각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깐부치킨은 국내 PEF 운용사 여러 곳에 투자안내서를 발송하고 매각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깐부치킨은 점포 250여개를 보유한 국내 20위권 치킨 프랜차이즈업체다. 지난해 매출 300억원,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40억원 정도를 거뒀다.
깐부치킨 경영진은 기존 방식으로는 추가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고 경영권 매각을 선택했다는 게 IB업계의 설명이다. 깐부치킨은 2008년 1호 가맹점을 연 지 5년 만에 점포 수 200개를 넘기는 등 고성장세를 보였다. 그러나 2013년부터 3년간 신규로 늘어난 점포 수는 50여개에 머물렀고 실적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놀부부대찌개 BHC치킨 할리스커피 공차 등 중소형 프랜차이즈업체도 깐부치킨과 비슷한 이유로 경영권을 PEF에 넘겼다. 이들 중 대부분은 PEF에 팔린 뒤 실적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공차는 2013년 유니슨캐피탈에 인수된 이후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지난해까지 매출은 278억원에서 597억원, EBITDA는 76억원에서 105억원으로 늘어났다. 매장수도 130개에서 362개로 증가했다.
할리스커피도 2013년 IMM PE에 인수된 뒤 매출이 30% 이상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커피 프랜차이즈점과 달리 직영점을 확대하고 우수 인력 채용을 늘린 사업 전략이 주효했다는 설명이다.
BHC치킨은 외국계 PEF 운용사인 더로하틴그룹에 2013년 매각됐다. 더로하틴그룹은 BHC치킨을 인수한 뒤 창고43과 불소식당도 사들였다. 최근에는 기관투자가로부터 1000억원의 자금을 추가로 모아 그램그램과 큰맘할매순대국도 매입해 외형을 키우고 있다. 식자재 유통사업도 함께하며 시너지 효과를 높이고 있다.IB업계 관계자는 “외식 프랜차이즈업체의 매출과 점포 수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커지면 창업자들이 기존 방식대로 계속 경영을 하는 게 어려워지는 순간이 온다”며 “PEF들은 검증된 경영진과 새 사업전략을 접목시켜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이런 프랜차이즈업체 인수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