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대출보다 금리 낮아진 마이너스통장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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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우리·신한은행 금리, 신용보다 0.14~0.38%P 낮아마이너스통장(신용한도대출)이 인기다. 올 들어 주택담보대출 심사가 까다로워져 돈을 빌리기가 힘들어진 데다 다른 대출에 비해 마이너스통장 대출 절차가 간편해 ‘손님’이 몰리고 있다는 게 은행권의 분석이다.
깐깐한 담보대출 심사 탓 절차 간편해 소비자 몰려
신용등급 같더라도 은행간 금리차 최대 2.3배
최근엔 일반 신용대출보다 금리가 낮은 마이너스통장도 나오고 있다. 은행들이 주거래 고객 확보 차원에서 금리를 우대하는 마이너스통장 특별판매를 하고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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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별 금리는 천차만별이다. 신용등급이 같아도 은행에 따라 금리 차가 최대 2.3배에 달할 정도다. 마이너스통장 평균 금리가 가장 낮은 곳은 농협은행(연 3.66%), 가장 높은 곳은 국민은행(연 4.66%)이었다. 저(低)신용등급인 9~10등급에서는 마이너스통장 금리가 가장 높은 우리은행(연 12.3%)과 가장 낮은 농협은행(연 4.48%)의 금리 차가 세 배가량에 달했다.
일반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간 ‘금리 역전’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마이너스통장은 약정 기간에 일정 한도 내에서 수시로 돈을 빌리고 갚을 수 있는 대출상품이다.일반 신용대출과 달리 한 번 약정을 맺으면 대출 절차에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는다. 약정 기간에는 영업점을 방문하지 않고 바로 돈을 빌릴 수 있는 데다 중도상환수수료 없이 돈을 갚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이런 장점도 있지만 수시로 대출과 상환이 이뤄지는 구조여서 금리는 일반 신용대출에 비해 0.5~0.8%포인트 높은 게 일반적이다.
그런데 최근 두 대출상품 금리가 역전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6개 주요 은행의 일반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연 4.06%로 마이너스통장 평균 금리(연 4.03%)보다 0.03%포인트 높았다. 중간 신용등급인 5~6등급의 경우 마이너스통장 금리가 신용대출보다 0.53%포인트가량 낮았다. 은행별로는 KEB하나은행의 금리 차가 가장 컸다. 이 은행의 마이너스통장 금리는 일반 신용대출 금리에 비해 0.38%포인트 낮았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도 마이너스통장 금리가 일반 신용대출 금리보다 각각 0.29%, 0.14%포인트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과거에는 일반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의 금리 격차가 커서 주로 신용등급이 좋지 않은 소비자가 급하게 돈을 마련하기 위해 마이너스통장을 이용했다”며 “하지만 최근에는 신용등급이 좋은 소비자들도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만 쓰고 갚을 수 있는 마이너스통장을 찾는다”고 전했다.이 관계자는 “올 들어 주택담보대출 심사 강화로 부족한 주택구입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마이너스통장을 찾는 소비자도 많다”고 덧붙였다.
은행들은 이자를 일수로 계산하는 마이너스통장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려면 단기간에 대출을 갚을 수 있을 때만 쓰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마이너스통장은 약정금액을 다 쓰지 않더라도 대출을 받은 것으로 인정되기 때문에 신용한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