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형래, '디워 2'로 4전5기 꿈꾼다

중국서 900억원 투자 유치
개그맨 출신 영화감독 심형래(사진)가 중국 화런(華人)글로벌영상산업으로부터 5억위안(약 900억원)을 투자받아 영화 ‘디워 2’의 총감독으로 나선다. 지난 수년간 부도와 임금 체불, 도박 등으로 어려운 세월을 겪어온 ‘한국의 신지식인 1호’ 심 감독이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심 감독은 지난 19일 베이징 탕라야슈(唐拉雅秀)호텔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디워 2’의 총감독으로 합류할 예정이며 현재 할리우드 신예 감독 영입을 위해 물밑 작업을 하고 있고 배우 캐스팅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심 감독에 따르면 화런은 총 900억원 중 300억원 정도를 내고 나머지 자금은 펀드를 조성할 예정이다. 연출은 할리우드의 유명 감독이 맡고, 심 감독은 사실상 제작자 역할을 하게 된다.심 감독은 “올여름 촬영에 들어가 내년 여름께 개봉하는 게 목표”라며 “중국에서는 화런 측에서 배급을 맡고, 미국에서는 소니픽처스 측과 배급 상담을 벌이는 중”이라고 밝혔다.

화런은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음반 등을 제작하면서 엔터테인먼트산업 관련 인큐베이팅 역할도 하는 회사다. 심 감독은 투자를 받은 배경에 대해 “‘디워’가 미국에서도 개봉하는 등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며 “‘디워 2’도 세계적인 관심을 모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디워’는 2007년 국내에서 개봉돼 842만여명의 관객을 모았지만 미국에서는 2200여개 스크린에서 상영돼 1100만달러(약 130억원)의 매출에 그쳐 흥행에 실패했다. ‘디워 2’는 1969년 미국과 옛 소련의 우주 경쟁을 배경으로 동양과 서양의 ‘용의 전쟁’을 그린다.

유재혁 대중문화 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