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조윤선·윤두현…친박 후보 잇따라 '쓴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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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김무성 등 최고위원 전원 경선 통과새누리당의 4·13 총선 공천 여론조사 경선에서 친박(친박근혜)계 후보들은 줄줄이 패한 반면 김무성 대표와 가까운 비박(비박근혜)계 의원들은 상당수가 경선을 통과했다. 비박계에 대한 공천 학살과 ‘진박(진짜 친박) 마케팅’이 여론의 역풍을 맞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 대표(부산 중·영도)를 비롯한 최고위원들은 불출마를 선언한 김태호 최고위원을 제외하고는 전원 공천이 확정됐다.
'진박 마케팅' 역풍
윤두현, 친유승민 김상훈에 패배
대구북갑 하춘수도 탈락
김무성계 대부분 생존
김영우·박민식, 경선서 승리
조윤선, 서울 용산 투입설
고 성완종 회장 동생 성일종, 서산 태안서 김제식 의원 꺾어
새누리당은 19~20일 92개 지역구의 경선 여론조사 결과와 6개 지역구의 우선추천 후보자를 발표했다. 진박으로 분류되는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서울 서초갑), 윤두현 전 홍보수석(대구 서), 청와대 정무특보를 지낸 김재원 의원(경북 상주·군위·의성·청송)이 탈락했다. 친박계 3선인 정희수 의원(경북 영천·청도)도 경선 문턱을 넘지 못했다.진박 후보들이 대중적 인지도와 경쟁력에서 비박 후보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대구 물갈이’를 표방한 진박 후보 중 경선에서 이겨 공천을 받은 사람은 곽상도 전 민정수석(대구 중·남)이 유일하다. 하춘수 전 DGB금융그룹 회장(대구 북갑)도 경선에서 패했고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 장관(대구 동갑)과 추경호 전 국무조정실장(대구 달성)은 단수추천으로 공천을 받았다.
비박계 현역 의원들은 선전했다. 김 대표와 가까운 것으로 분류되는 김영우(경기 포천·연천) 정병국(경기 여주·양평) 박민식(부산 북·강서갑) 의원이 경선에서 승리했다. 김 대표를 비롯해 서청원(경기 화성갑) 이인제(충남 논산·계룡·금산) 김을동(서울 송파병) 등 최고위원들도 모두 경선에서 이겼다.
김상훈 의원(대구 서)은 윤두현 전 수석을 꺾고 친유승민계 현역 의원으로는 처음으로 공천을 받았다. 역시 친유승민으로 분류되는 이혜훈 전 의원도 조윤선 전 수석을 물리치고 서울 서초갑 후보로 정해졌다.이 전 의원과 조 전 수석은 1%포인트 미만의 격차로 승부가 갈린 것으로 전해졌다. 새누리당 일부에서는 조 전 수석을 진영 의원이 컷오프(공천 배제)된 서울 용산에 전략 공천하거나 비례대표 후보로 올리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황우여 의원은 인천 서을 공천이 확정됐다. 이은재 전 의원(서울 강남병), 손수조 부산 사상구 당원협의회 위원장(부산 사상), 김정재 전 서울시의원(경북 포항 북)은 여성 우선 추천으로 공천을 받았다. 반면 김 대표가 재심을 요구했던 주호영 의원(대구 수성을)의 컷오프는 원안을 유지하기로 해 공천 탈락이 확정됐다.현역 의원 12명이 추가로 탈락했다. 장윤석(경북 영주·문경·예천) 정수성(경북 경주) 김제식(충남 서산·태안) 한기호(강원 홍천·철원·화천·양구·인제) 심윤조(서울 강남을) 의원은 지역구 재도전에 실패했다. 지역구를 찾아나선 비례대표 의원 중에서는 황인자(서울 마포을) 민현주(인천 연수을) 이운룡(경기 고양병) 정윤숙(충북 청주 흥덕) 류지영(서울 강남병) 의원이 고배를 마셨다. 새누리당 현역 의원 탈락자는 38명으로 늘었다.
공천 갈등의 핵인 유승민 의원 지역구(대구 동을)의 경선 시행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 지난해 4월 정치자금 공여를 폭로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故) 성완종 전 의원(전 경남기업 회장)의 동생인 성일종 예비후보는 충남 서산·태안에서 공천을 받았다. 성 예비후보는 당선되면 형의 지역구를 물려받는 셈이 된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