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내 디지털 장의사·드론 조종사 뜬다

한국고용정보원 분석

사물에 컴퓨터칩 등 연결…IoT전문가도 인기 끌 듯
환자 급증 따라 당뇨 상담사, 전직 지원 전문가도 유망
드론산업 발전과 함께 향후 5년 내 드론 조종사 등 관련 종사자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됐다. 사진은 지난해 6월 열린 드론 재난구호 경진대회에서 드론을 활용한 구호품 전달을 시연한 모습. 연합뉴스
디지털 장의사, 당뇨 상담사, 무인항공기(드론) 조종사, 민간조사원(사립탐정) 등의 신(新)직업이 앞으로 5년 내에 뜰 것으로 전망됐다. 최근 이세돌 9단과 알파고 간 ‘세기의 바둑 대결’로 관심이 높아진 인공지능(AI) 전문가와 사물인터넷(IoT) 전문가 등도 유망 직업으로 분류됐다. 반면 증권·외환 중개인, 사진작가, 초·중등 교사 등은 일자리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20일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국내 주요 직업 196개 외에 5년 내 부상할 신직업으로 37개가 꼽혔다. 의사, 변호사, 교수 등 전통적 선호 직업이 아니라 시작 단계이거나 가까운 미래에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직업들로, 고용정보원이 2013년부터 매년 수행해온 신직업 발굴 연구를 통해 선정한 것이다.
첨단과학 분야에서는 드론 조종사와 인공지능 전문가, 사물인터넷 전문가 등이 매우 유망할 것으로 전망됐다. 국내 드론산업은 최근에야 드론 시범비행 지역을 지정하는 등 중국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 아직 걸음마 단계이지만 빠른 속도로 종사자가 늘어날 것으로 분석됐다. 단순 놀이기구로서가 아니라 농약 살포, 항공 촬영, 측량 및 관측, 군사 용도 등으로 드론을 조종하고 관리하는 인력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인공지능 전문가는 뇌 구조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컴퓨터나 로봇이 사람처럼 사고할 수 있도록 인공지능 알고리즘이나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전문가다. 사물인터넷 전문가는 사물에 컴퓨터 칩과 통신 기능을 내장해 인터넷과 연결하는 기술이나 서비스를 기획하고 관련 제품을 개발하는 직업이다. 현재 일부 이동통신사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것처럼 집 밖에서 스마트폰을 통해 집안에 있는 전기밥솥, TV, 가스밸브 등을 조절하는 시스템이 향후 5년 내 일상화될 것이라는 얘기다.

의료 분야에선 당뇨 상담사와 원격진료 코디네이터 등이 유망 신직업으로 꼽혔다. 당뇨 상담사는 당뇨와 관련한 정보를 환자에게 주기적으로 전달하고 환자 상태를 점검해 식습관과 운동방법 등에 대해 조언하는 직업이다.국내 당뇨환자는 지난해 기준 240여만명으로 연간 치료비만 6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세계적으로 당뇨환자는 4억명, 2035년에는 6억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이세돌 9단과 알파고 간의 바둑 이벤트 기간에 한국을 찾은 제프 딘 구글 선임연구원은 차세대 신기술 머신러닝을 적용할 분야로 헬스케어를 꼽았다. 구글은 1~2년 내에 환자의 눈 사진을 보고 당뇨 발병 가능성을 예측하는 프로그램을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인터넷·미디어 분야 유망 직업으로는 디지털 장의사가 눈에 띈다. 고인이 생전에 가입했던 인터넷 계정들을 삭제하고 인터넷에 떠도는 개인 정보를 관리해 사후 개인 정보 유출로 인한 인터넷 사기나 정보 도용을 방지하는 직업이다.

고용정보원은 지난해 발표한 ‘한국직업 전망’에서 이·미용사, 사진작가, 택시기사, 도배공, 용접공 등의 전통 직업은 일자리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고용정보원 관계자는 “직업세계의 변화를 분석하고 준비하는 것은 구직자는 물론 현재 일하고 있는 근로자들에게도 매우 중요하다”며 “이런 점에서 퇴직(예정)자에게 경력과 적성에 맞는 일자리나 제2의 직업을 추천·알선하는 전직 지원 전문가도 유망한 직업”이라고 말했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