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사퇴' 중대기로 …더민주 비대위 일괄 사의표명

더불어민주당의 비례대표 공천을 둘러싼 내홍이 결국은 비대위원들의 집단 사퇴로까지 번졌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22일 비대위 회의를 마치고 국회를 나서고 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더민주 비대위원들은 22일 사퇴의 배수진을 친 김 대표를 설득하기 위해 한밤에 김 대표의 자택까지 찾아갔다.

'김종인 비례대표 14번' 절충안을 내걸었던 비대위원들이 이를 백지화하고 애초 김 대표의 뜻대로 비례대표 2번을 김 대표에게 배정한 채로, 자신들의 비대위원 자리까지 내놓으면서 사실상의 '항복선언'을 해야 했다.

지금 상황에서 비대위원들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내놓은 셈이지만, 김 대표는 "이대로는 대선을 치르기 힘들다"며 여전히 불만을 토로하고 있어 당무복귀가 순조롭게 이어질지는 미지수다.비대위원들은 김 대표에게 "당을 계속 이끌어주셔야 한다"면서 "이번 공천이 무리없이 잘 진행되다가 마지막에 비례 공천에서 문제가 불거졌는데, 이는 비대위원들이 잘 보필하지 못한 책임"이라고 사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김 대표는 이에 "내가 더민주에 온 이유는 비례대표 자리나 다른 욕심이 있어서가 아니라 내년 대선을 앞두고 수권정당의 모습을 갖추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는 취지로 얘기하며 서운함을 우회적으로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 대표는 중앙위원들의 요구대로 비례순번 결정 방식을 변경하면서, 전문가가 아닌 운동권·진보진영 인사가 비례 상위권을 차지하도록 순번이 바뀐 것에 대해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김 대표는 "(그룹별) 칸막이를 허물고 투표하니 이런 결과가 나온 것 아니냐", "일부 운동권 등 이런 사람이 자꾸 들어오지 않느냐"는 취지의 비판을 내놓으면서 "이대로는 대선을 치르기 힘들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비대위원들은 김 대표 앞에서 "당원들에게 송구하다. 책임을 지겠다"며 일괄 사의를 표했다.

이에 김 대표는 "왜 당신들이 사의를 표명하느냐"고 답하기는 했지만, 이후 김 대표의 거취문제에 대해서는 제대로 얘기를 나누지 못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bky@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