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랭 랑스롱 워너클래식 사장 "클래식에도 '디지털 태풍' 불 겁니다"
입력
수정
지면A36
서울국제음악콩쿠르 심사위원 알랭 랑스롱 워너클래식 사장“클래식 음악계도 디지털 음원으로 인한 고민이 깊어요. 음악 시장은 빠르게 바뀌는데 여전히 CD와 LP 등의 물리(physical) 음원을 즐기는 팬이 많은 특수 분야여서 말이죠.”
클래식 음악은 스트리밍과 다운로드 등 디지털 음원이 득세하고 있는 일반 음악 시장에서 물리 음원이 여전히 대접받는 거의 유일한 시장이다. 음악의 질을 중시하는 클래식 음악 팬들은 디지털 음원을 멀리하는 경향이 있다. 24일 서울 신천동 워너뮤직코리아에서 만난 알랭 랑스롱 워너클래식 사장(사진)은 “물리 음원의 인기가 언제까지나 지속되리라는 보장은 없다”며 “변화가 얼마나 빨리, 어떤 형태로 올지 몰라 늘 준비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프랑스 출신인 랑스롱 사장은 ‘LG와 함께하는 제12회 서울국제음악콩쿠르’ 심사위원을 맡아 지난주 내한했다. 워너뮤직의 클래식 전체를 담당하는 총괄사장으로서 클래식의 미래에 대한 고민이 깊다. 그는 “워너클래식 전체 매출의 80%가 물리 음원에서 나오고, 프랑스에선 특히 물리 음원 매출 비율이 95%에 달하지만 스칸디나비아 시장은 클래식에서 디지털 음원이 70~80%를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나라마다 상황이 다르고, 그마저 매우 빠르게 바뀌고 있다는 얘기다.
랑스롱 사장은 “워너레코드, 타워레코드 등 물리 음원을 파는 오프라인 마켓은 유럽에서도 사라진 지 오래여서 지금 우리의 가장 큰 고객은 아마존”이라며 “프랑스에서는 프낙(FNAC: 책과 음반, 전자제품 등을 파는 대형 매장)이 워너클래식의 유통 중 50%를 담당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LP에서 CD로의 변화가 ‘진화(evolution)’였다면 CD에서 디지털 음원으로의 변화는 그야말로 ‘혁명(revolution)’”이라며 “이 변화에 빠르게 대처하면서도 CD를 잘 팔아야 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고민이 있다”고 털어놨다.
워너클래식은 중국 시장 진출에도 적극적이다. 랑스롱 사장은 “소셜미디어 등 다양한 플랫폼을 활용해 클래식 소비층을 넓히겠다”고 말했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