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급 공무원 영어시험, 2018년부터 '토익·토플'로 대체

정부, 7급 이어 확대 추진…수험생 시험 부담 줄어
기준점수 넘으면 3년간 응시자격…7급보단 낮을 듯
이르면 2018년부터 9급 공무원 영어시험이 토익이나 토플 등 공인 영어시험으로 대체될 전망이다. 수험생들은 별도 영어 과목을 공부할 필요 없이 본인이 취득한 공인 영어시험 점수를 3년간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인사혁신처 고위 관계자는 “7급에 이어 9급 공무원 시험에도 영어 과목을 토익과 토플 등 공인 영어시험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24일 밝혔다. 현행 9급 공채 시험과목은 국어·영어·한국사 등 필수과목 세 개와 선택과목 중 두 개다. 선택과목은 세법, 회계학, 행정학, 교육학 등 분야별 전문 과목과 사회·과학·수학 등 고등학교 과목으로 구성돼 있다.토익, 토플 등 공인 영어시험 점수 제출 제도는 현재 사법시험과 함께 5급 공무원 공채 시험에서 활용되고 있다. 내년부터는 7급 공무원 시험까지 확대될 예정이다. 별도의 영어시험을 치르지 않는 대신 공인 영어시험에서 일정 점수 이상을 받도록 하는 방식이다. 7급 기준으로 토익 700점, 텝스 625점, 토플 PBT 530점·CBT 197점·IBT는 71점 이상이 돼야 한다. 공인 영어시험의 유효기간은 3년이다. 예를 들어 토익 700점 이상을 받으면 9급 공무원 시험에 향후 3년간 응시할 수 있다.

인사처는 2015년 2월 7급 공무원 영어시험을 토익 등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발표하면서 9급 시험은 유보했다. 인사처 관계자는 “수험생의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기 위해 공인 영어시험 점수 제출 제도를 9급에도 확대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9급 공무원 영어시험은 수험생들이 학원 수강을 통해 시험을 준비해야 할 정도로 난이도가 높은 편이다.

도입 시기 및 점수 기준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다만 2018년부터 공무원의 전문성 제고를 위한 선택과목 개편이 이뤄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공인 영어시험 점수 제출 제도도 동시에 시행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인 영어시험의 점수 기준은 7급보다 낮은 수준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9급 공무원 시험에 고등학생을 비롯한 고졸자의 지원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7급과 동일한 점수 기준을 적용하면 고졸 채용 확대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기 때문이다.이와 함께 인사처는 전국 375개 고등학교와 전문대에서 학교장의 추천을 받아 우수 학생을 선발하는 지역인재 9급 선발 제도를 통해 고졸자의 공직 진출 기회를 확대할 방침이다. 지난해 지역인재 9급에는 전국 275개 특성화고, 마이스터고, 전문대에서 학교장 추천을 받은 학생 1080명이 지원했으며 이 중 150명이 선발됐다. 지난해 합격자의 85.3%(128명)가 특성화고 및 마이스터고 출신이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