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탕 싸움' 미국 공화당 경선…크루즈 진영, 트럼프 부인 누드사진 선거 광고에 사용

발끈한 트럼프 "크루즈 부인 비밀 폭로 하겠다" 경고
미국 공화당 대통령선거 후보 경선이 부인들의 과거를 들추는 ‘진흙탕 싸움’으로 흐르고 있다. 발단은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텍사스)을 지지하는 정치활동위원회(슈퍼팩)인 ‘메이크 아메리카 어섬(Make America Awesome)’이 지난 22일 유타주에서 도널드 트럼프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의 과거 모델 사진을 온라인 선거 광고에 사용하면서다.

광고에는 반 누드의 멜라니아 사진(사진)을 배경으로 ‘멜라니아 트럼프를 보라. 차기 퍼스트레이디. 원하지 않는다면 화요일 테드 크루즈를 지지해달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이 사진은 2000년 영국 남성잡지 GQ에 실린 것이다. 크루즈는 이날 유타에서 69%의 득표율로 트럼프(14%)를 압도하며 대의원 40명을 모두 차지했다.이에 대해 트럼프는 23일 트위터를 통해 “거짓말쟁이 크루즈는 조심하라. 그렇지 않으면 당신 부인의 비밀을 폭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부인의 누드사진을 쓴 온라인 선거광고에 대해 “수준이 낮다”고 폄하했다.

크루즈 의원은 같은 날 ABC방송에 출연, “내 아내는 당신(트럼프)에게는 과분한 상대”라며 “인신공격을 원하면 내게 하라”고 반격했다.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서는 1237명의 지지 대의원을 먼저 확보하는 후보가 승리하게 된다. 트럼프가 대의원 739명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고, 크루즈 의원은 465명으로 뒤쫓고 있다.공화당 서열 1위인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 이날 하원 인턴들을 상대로 한 연설에서 “정치가 아이디어 대결이 아니라 모욕의 대결장이 돼선 안 되며, 우리는 지도자로서 최상의 진실성과 품위를 갖춰야 한다”고 경선 후보의 진흙탕 싸움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