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회계' 수정했더니…대우조선, 3년 연속 적자

작년 영업손실 2조5679억원
2013·2014년 재무제표에 반영
대규모 분식 의혹을 받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의 2013년과 2014년 실적이 흑자에서 적자로 뒤바뀌었다. 지난해 영업손실 5조5051억원 가운데 2조5679억원을 2013년과 2014년 재무제표에 뒤늦게 반영한 결과다. ▶본지 3월24일자 A1, 3면 참조

대우조선은 2013년 영업손익을 4409억원 흑자에서 7784억원 적자로, 2014년 영업손익은 4711억원 흑자에서 7429억원 적자로 수정했다고 25일 공시했다. 지난해 손실분이 2013~2014년도로 넘어가면서 당초 5조원을 웃돈 것으로 발표했던 작년 영업손실은 2조9372억원으로 줄었다. 대우조선은 2013~2014년 매출과 당기순손익도 함께 수정했다.이번 재무제표 정정은 대우조선의 외부감사인인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이 뒤늦게 회계오류를 발견한 데 따른 것이다. 대우조선은 안진의 요구에 따라 지난해 재무제표에만 반영했던 노르웨이 ‘송가프로젝트’ 손실 등을 2013년과 2014년 실적에도 나눠 반영했다.

이번 실적 정정은 대우조선이 2013년부터 반영했어야 할 손실을 부실 처리했다는 것을 사실상 ‘시인’한 것으로 조선업계는 보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등 다른 대형 조선사들은 해양플랜트 사업에서 발생한 손실을 2013년부터 재무제표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대우조선은 “리스크 분산 관리와 공정 효율화로 부실이 없었다”며 손실을 반영하지 않았다. 덕분에 2014년까지 흑자를 유지할 수 있었다.

이번 정정으로 대우조선에 대한 금융당국의 회계감리도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회계절벽’이 나타난 과정에서 고의적인 분식이 있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올초 대우조선과 회계법인에 대한 회계감리에 들어갔다. 안진은 2010년부터 대우조선해양의 감사를 맡고 있으며 감사보고서에 매년 ‘적정’ 의견을 냈다. 회계업계 관계자는 “고의성이 없더라도 오류의 규모가 상당한 만큼 회사와 회계법인이 책임을 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도병욱/이유정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