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이언맨'처럼…AI 비서, 10년 내 현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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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EP, 10대 미래기술 선정영화 ‘아이언맨’에 나오는 인공지능 ‘자비스(사진)’는 주인공의 집을 관리하고 슈트 제작에도 도움을 주는 만능 비서 역할을 수행한다. 과학자들은 구글 인공지능인 알파고가 바둑 학습에 활용한 딥러닝 기술이 발전하면 10년 내 영화 속 인공지능과 비슷한 디지털 비서가 등장해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은 지난 25일 개최한 제8회 KISTEP 미래포럼에서 이 같은 ‘디지털 비서’ 기술을 포함해 우리 생활을 크게 바꿀 10대 미래유망기술을 발표했다. KISTEP은 2013년부터 매년 파급 효과가 큰 이슈를 분석해 10대 유망기술을 선정해 내놓고 있다.
올해 발표된 10대 기술은 삶의 질 향상과 사회적 신뢰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신종 금융사기와 조달비리, 세금포탈을 막기 위해 전자 금융거래 정보에서 부정행위를 찾아내는 사기방지 기술 등이 꼽혔다. 미국 벤처기업 스카이트리는 얼마 전 금융 빅데이터에서 사기행위를 탐지하는 분석 기술을 개발했다. KISTEP은 2019년에는 이 같은 사기방지 기술을 활용해 205억달러가 지하경제로 흘러들어 가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사물인터넷(IoT) 시대를 맞아 사생활 침해를 막는 기술도 주목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는 해커들이 차를 해킹하고 개인 의료기록을 빼돌리려는 시도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2018년까지 스마트홈과 전자기기를 안전하게 지켜줄 IoT 보안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근로시간이 가장 긴 나라라는 오명을 벗기고 삶의 질을 되찾아주는 기술도 이름을 올렸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월 가상현실(VR)기기를 쓰고 탁구 게임을 즐겼다. 시간에 쫓겨 레저 생활을 하지 못하는 사람을 위한 VR 기기가 인기를 끌 전망이다.
지카 바이러스가 남미에서 발견된 건 2015년으로 알려졌다. 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지난 24일 여러 과학자의 연구를 토대로 지카 바이러스가 그보다 2년 앞선 2013년 남미에 상륙했다는 결과를 내놨다. 하지만 10년 뒤면 이런 신종감염병의 유입 시점을 미리 정확히 알아낼 수 있다. 빅데이터를 활용해 질병이 확산하는 경로를 사전에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헌정 고려대 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한국 사회의 분노조절 문제가 사회적 신뢰 구축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KISTEP은 앞으로는 개인은 물론 사회 전반의 정신 건강을 관리하는 기술이 주목받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는 홀몸노인과 1인 가구가 늘면서 사람의 감성을 느끼고 감정을 전달하는 소셜 로봇에 주목하고 있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