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쓰는 강남구청 공무원, 정년 앞두고 시집 판매대금 전액 기부

공직 퇴임을 앞두고 시집을 출간한 서울 자치구 공무원이 시집 판매대금 전액을 복지재단에 기부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주인공은 다음달 퇴임을 앞둔 김병회 강남구청 재무과장(사진).

김 과장은 최근 자신이 쓴 시집 120권의 판매대금 전액을 강남구 산하 강남복지재단에 기부했다. 35년간 서울시 본청과 자치구를 두루 거치며 다양한 분야에서 근무했던 그는 바쁜 업무 중에도 시 창작에 매진해 2012년 문학미디어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문단에 첫발을 내딛었다.그는 공직생활을 마무리하기에 앞서 이달 초 첫번째 시집 ‘저녁노을 바람에 실어’(문학시티 펴냄)를 출간했다. 공무원 생활의 황혼기를 고스란히 강남구에서 보낸 그는 ‘춘삼월 양재천의 꿈’, ‘안보체험 뒤안길’, ‘정년퇴임 길목에서’ 등 자신의 삶의 궤적과 일치하는 80여편의 서정시를 선보였다.

민용태 고려대 명예교수는 시평을 통해 “갓 지은 밥처럼 따스하고 구수하다”고 일독을 권했다. 첫 시집에 대한 독자들의 호응도 좋아 시집은 이미 2쇄를 마쳤다.

김 과장은 “직장생활을 하면서 시를 쓸 수 있다는 것은 큰 축복이었다”며 “무엇인가 쓰임새를 찾다가 강남복지재단이 한단계 더 도약했으면 하는 바람에 1차 목표한 시집 120여권에 대한 판매대금을 복지재단에 기부하게 됐다”고 말했다.강남구가 출연해 2014년 10월 문을 연 강남복지재단은 저소득층과 기부후원자간 연결고리를 만들어 지속 가능한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영리 법인이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