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플러스] 인공지능이 찜한 4월 유망株…기아차 '롱'·삼성전자 '숏'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인공지능(로봇)이 과연 사람만큼 주식을 고를 수 있을지 없을 지가 투자업계 새 화두다.

일부 로보어드바이저(로봇+어드바이저) 업체들은 발빠르게 은행·증권사와 손잡고 로봇을 활용한 자산 관리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아직까지는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한 서비스가 상장지수펀드(ETF) 등 일부 상품에 국한된 가운데 인공지능이 고른 유망 주식을 포트폴리오로 제시하는 증권사가 있어 눈길을 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30일 '머신 러닝 롱숏 모델 포트폴리오'란 제목의 보고서를 발간하고 머신 러닝 알고리즘으로 뽑아낸 4월 '롱'(매수)과 '숏'(매도) 종목 20개를 각각 소개했다.

머신 러닝은 방대한 데이터를 수리·통계적으로 분석해 데이터 간의 연관성이나 패턴을 찾아내는 방법이다.최근 구글 인공지능 프로그램인 '알파고'와 바둑 기사 이세돌 9단 간에 펼쳐진 세기의 대결로 머신 러닝이 주목받게 됐다. 알파고의 핵심 기술이 바로 이 머신 러닝이다.

강봉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최근 해외를 중심으로 머신 러닝 기반의 알고리즘 트레이딩(매매) 분야가 성장하고 있다"며 "증권사 중 머신 러닝을 활용한 모델 포트폴리오를 제시한 건 우리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ETF 위주인 로보어드바이저와 달리 메리츠종금증권은 주식에 특화한 것이 특징이라고 그는 말했다.강 연구원은 "머신 러닝에 의한 모델은 퀀트 관점에서 보면 팩터(투자지표) 순환에 속한다"며 "다만 팩터의 선별과 결합 방식에 좀 더 정교한 머신 러닝 방법을 활용한 것이 기존 퀀트와 다르다"고 강조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머신 러닝으로 롱숏 종목을 골라내기 위해 개별 주식별로 150 가지의 펀더멘털(기초체력)과 가격 관련 데이터를 입력 데이터로 사용했다. 해당 종목들의 과거 각 시점의 1개월 수익률은 출력 데이터로 사용했다.

이 입·출력 데이터가 실질적으로 기계(머신)를 학습(러닝) 시키는 훈련 데이터 역할을 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매 시점마다 과거 5년 간의 훈련 데이터 분석을 통해 다음 달 투자 지표로 활용할 핵심 지표 20개를 선정하고 이 지표를 통해 롱 또는 숏 종목을 골라내는 방식이다.4월 '롱' 종목으로는 기아차와 KB금융, 아모레G, 롯데쇼핑, 한화생명 등을 선정했다. 현대산업과 BNK금융지주, 대우건설, 두산중공업, 대한항공도 꼽았다.

또 삼립식품, 영풍, 두산, 대우조선해양, 두산인프라코어, 롯데푸드, 한전기술, 삼양사, 일양식품, 동원산업 등을 지목했다.

'숏' 종목은 삼성전자와 엔씨소프트, 동부화재, 한화케미칼, 롯데제과 등을 제시했다. LIG넥스원과 하이트진로, 로엔, 금호석유, 이노션, 쌍용양회, 키움증권, 이오테크닉스, 케어젠, 동아에스티도 숏에 포함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이 머신 러닝을 통해 모델 포트폴리오를 제시한 건 지난 2월 말이 처음이다. 당시 3월 '롱' 종목으로 꼽았던 19개 가운데 17개 종목이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중 대우건설, 동원F&B, 동양생명 등은 '롱' 종목에서 10% 이상의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

'숏' 종목에서는 이오테크닉스, 인트론바이오, 에스에프에이가 8% 이상 하락률을 기록해 전체 포트폴리오 수익률에 기여했다. 3월 롱숏 전체 수익률은 4.3%로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 3.5%를 웃돌았다.강 연구원은 "앞으로 머신 러닝을 통한 모델 포트폴리오를 매달 제시할 것"이라며 "이를 상품화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