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나면 10개씩 개업 '편의점 골드러시'

청년·은퇴자 창업 쇄도
"과열" 수익 악화 우려도
편의점 창업이 급증하고 있다. 올 들어 하루에 10개씩 새 편의점이 문을 열고 있다. 다른 업종에 비해 초기 창업비용이 적고, 특별한 기술이 필요 없다는 점 때문에 은퇴자뿐 아니라 젊은이들까지 창업에 뛰어들고 있다.

CU와 GS25,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위드미 등 5대 편의점 점포 수는 2월 말 기준 3만512개다. 전성기의 PC방(2002년, 2만6000개)이나 중국집(2014년, 2만1550개)보다 많다. 2만9914개이던 작년 말보다 598개 늘었다. 매달 약 300개, 하루 10개씩 늘어난 것으로, 최근 2년간의 하루 평균 증가 점포 수(7.2개)를 40%가량 웃돈다.편의점 수가 급증한 것은 편의점 매출이 증가세라 창업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올 들어 2월 말까지 세븐일레븐의 창업 지원자 수는 작년 동기 대비 98% 증가했다. 예전엔 지원자 대부분이 은퇴자였는데 20~30대 젊은 층 희망자가 증가하는 추세다. CU 편의점의 신규 점주 중 20대 비중은 2014년 7%에서 지난해 9%로 높아졌다. 30대 비중은 24%에서 27%로 증가해 처음으로 50대 비중(23%)을 넘어섰다.

편의점을 2개 이상 운영하는 다점포 가맹점주도 늘고 있다. CU 전체 점포 중 다점포 비율은 2014년 38%에서 작년 말 42%로 늘었다. 편의점 창업이 급증하면서 한편에선 편의점 공급 과잉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편의점 '나홀로 성장'…2월 매출 31%↑3만개가 넘는 편의점 수는 세계 맥도날드 매장보다 많다는 국내 치킨집(3만1529개)과 비슷한 수준이다. 소액 창업의 흐름이 1990년대 PC방과 당구장에서 시작해 2000년대 들어 패스트푸드점으로 이어진 뒤 최근에 편의점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동네 곳곳에 들어서 있어 공급과잉 우려가 나오고 있긴 하지만 편의점은 오프라인 유통업체 중 ‘나홀로’ 매출이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 2월 대형마트와 백화점 매출은 1년 전보다 줄었지만 편의점 업계 매출은 31.4% 늘었다. 15%인 예년 평균의 2배가 넘는다.

여영상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은퇴자뿐 아니라 취업난에 어려움을 겪는 20~30대, 창업을 꺼리는 여성들까지 편의점 창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편의점 업체들은 공격적으로 신제품을 출시하며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1000원짜리 원두커피와 건강을 강조한 웰빙 도시락을 출시해 인기를 얻고 있다. 사업 영역도 확장하고 있다. 자동화기기를 통한 입출금과 전기요금, 휴대폰 요금 납부 등의 서비스를 시작한 데 이어 외화 동전을 포인트로 바꿔주는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강영연/정인설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