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매직 '물탱크 없앤 정수기' 공장 가보니…"살균·급랭·IoT 기술로 시장 판도 뒤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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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초에 1대, 월 9만대 생산…냉수 3L 연속 배출 신기술
물탱크 없애 폭 17㎝로 줄여…강경수 사장 "올 35만대 판매"

동양매직 화성공장은 요즘 37초에 1대씩 정수기를 생산한다. 한 달에 최대 9만대가량을 제조할 수 있다. 3개의 생산라인에선 작업자들의 손놀림이 분주했다. 성수기인 4월로 접어든 데다 신제품 슈퍼S정수기가 나왔기 때문이다. 권정열 동양매직 건강R&D팀장은 “60~70%였던 공장 가동률을 100%로 끌어올려 국내 최대 정수기 생산체제를 구축했다”고 말했다.○직수형 정수기 한계 뛰어넘어
슈퍼S정수기는 동양매직이 시장 판도를 바꿔놓기 위해 내놓은 전략 제품이다.
이 제품은 저수조(물탱크)가 없다. 기존 정수기 모델은 대부분 저수조가 있다. 세균 등에 오염될 위험이 있지만 물을 담아둬야 찬물과 뜨거운 물을 바로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저수조는 꼭 필요한 것으로 인식됐다.저수조가 없는 직수형 정수기는 신선한 물이 나오지만 냉·온수 배출에 한계가 있었다. 5~6컵의 물은 차갑게 혹은 뜨겁게 할 수 있지만 그 이상을 넘어가면 금세 미지근해지기 때문이다.
동양매직은 온도 조절을 하는 컴프레서를 바꿔 이 문제를 극복했다. 권 팀장은 “기존 컴프레서는 물을 차게 할 때만 돌고 꺼지는데, 새로 개발한 컴프레서는 계속 돌면서 물 온도에 따라 속도 조절을 한다”고 설명했다. 급하게 냉수를 만들 땐 빠르게 작동하고 그렇지 않을 땐 천천히 돌도록 해 효율을 높였다는 것이다. 그는 “최대 25잔, 3L의 냉수를 연속으로 배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온수 가열장치 또한 7초 만에 90도까지 올리는 ‘순간 온수’ 기술을 적용했다. 동양매직이 이번 정수기 개발 때 특허를 출원한 기술이다.○올 35만대 판매 목표
저수조가 없는 장점은 컸다. 크기가 가로 17㎝에 불과할 정도로 작아졌다. 30㎝ 안팎인 일반 소형 정수기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기능은 더 강화했다. 오염되기 쉬운 물이 나오는 꼭지 부분에 자동 살균 기능을 추가했다. 2시간에 한 번 UV LED(자외선 발광다이오드)가 작동해 세균을 죽인다. 분유 타기에 적당한 섭씨 50도 정도의 ‘유아수’ 배출 기능도 있다. 키 작은 아이들도 쉽게 쓸 수 있도록 본체 중간에 버튼을 추가로 달았다.사물인터넷(IoT) 기능도 있다. 스마트폰으로 물 섭취량과 전력 사용량을 확인하고, 고장이 나면 정수기가 알아서 서비스센터에 신호를 보내 수리 기사가 집을 방문하게 하는 기능까지 있다.
화성=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