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웹툰, 프랑스 '망가'시장 잠식할 것"

디디에 보르그 프랑스 델리툰 사장
한국의 원조 웹툰이 투자를 통해 처음으로 해외에 진출했다. 다우그룹 계열 키다리이엔티는 프랑스 최대 웹툰 플랫폼 델리툰과 독점 유통 계약을 체결하고 국내 우수 웹툰 100여편을 올 연말까지 공급하기로 했다. 키다리이엔티의 모기업 다우기술은 지난 1월 델리툰 지분 30%를 인수했다. 최근 방한한 델리툰의 디디에 보르그 사장(사진)을 서울 여의도 키다리이엔티에서 만났다.

“프랑스는 웹툰 도입 단계여서 콘텐츠가 절대 부족합니다. 2011년 설립한 델리툰에는 한국 웹툰이 94%, 프랑스 웹툰이 6% 정도예요. 지난해까지 무료 서비스를 하다 올해 1월부터 유료로 전환했죠. 유료회원은 1만명 정도입니다. 월 3만명 수준의 방문객을 월 10만명 규모로 늘리고, 이 중 5%를 신규 유료고객으로 전환해가는 게 목표입니다.”델리툰은 ‘밸런스’ ‘카니발’ ‘캠핑은 빡세’ ‘영 건’ ‘마실’ ‘살아있다’ 등 한국 웹툰 12편을 소개하고 있다. 이번 계약에 따라 ‘총수’ ‘독고’ ‘통’ 등 웹툰 100여편을 추가로 선보일 예정이다.

프랑스에서 한국 웹툰의 사업 전망은 밝다. 보르그 사장은 “프랑스인들도 블로그를 통해 짤막한 디지털 만화를 보는 것에 익숙하다”며 “4억유로 규모인 프랑스 만화시장의 40%를 일본 만화(망가)가 차지하고 있는데, 한국 웹툰이 이 부분을 잠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만화의 미래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한국 웹툰을 발견했다고 한다. 미국과 일본에도 여러 가지 미래형 콘텐츠가 있지만 웹툰의 완성도가 최고였다는 것. 웹툰은 본질적으로 만화와 같지만 호흡이 역동적이고 사용자 친화적인 게 강점이라고 그는 평가했다. 액정화면으로 보면 영화 같은 감정과 느낌이 든다고 호평했다.“웹툰은 세계 모든 만화를 수용할 수 있는 포맷입니다. 한 면에 수십 페이지를 연결해볼 수 있으니까요(해외 디지털만화는 페이지별로 구분돼 있다). 한국산 웹툰은 내용 면에서도 중독성이 있어요. 스릴러와 어드벤처물은 영화와 비슷하고, 코믹한 로맨스물도 재미있습니다. 코미디물 위주인 프랑스 만화에 비해 다양합니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